수형자 가족 커뮤니티인 이른바 ‘옥바라지 카페’를 직접 운영해 온 변호사가 미등록 사무장을 통해 사건 상담과 수임에 관여하게 하고, 의뢰인들로부터 본인이나 소속 법무법인 명의가 아닌 제3자 명의 계좌 또는 현금으로 수임료를 받아왔다는 정황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본지 보도 이후 B변호사가 일부 피해자에게 수임료를 반환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동일한 제3자 명의 계좌로 1년 넘게 수임료를 받은 정황까지 추가로 드러나면서 의혹은 확산되고 있다.
5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제보자 A씨는 남편이 집행유예 기간 중 특수폭행 혐의로 구속되자 지난 3월께 B변호사가 직접 운영하는 카페의 ‘1:1 무료상담’ 게시판에 글을 남겼다.
이후 A씨는 ‘김 사무장’으로 불리는 인물과 통화했다.
A씨는 김 사무장으로부터 “집행유예가 가능하다”는 취지의 설명을 듣고 사건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약정된 수임료는 900만원이었고, A씨는 이 가운데 착수금 명목으로 350만원을 지급했다.
A씨는 “해당 로펌을 방문해 B변호사와 약 10분간 상담한 뒤 현금 200만원을 전달했다”며 “나머지 150만원은 카페에서 전화를 받던 김 사무장이 알려준 계좌로 입금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본지 보도이후 지난 1일 경 B변호사는 A씨에게 수임료를 돌려준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계좌는 B변호사 본인이나 소속 법무법인 명의가 아닌 제3자 명의 계좌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추가 제보도 이어지고 있다. 또 다른 제보자 C씨는 1년 전인 2025년 3월께 같은 카페를 통해 사건을 의뢰했고 B변호사를 약 10분간 만난 뒤 ‘김 사무장’이 알려준 계좌로 수임료 500만원을 입금했다고 밝혔다.
C씨가 입금한 계좌 역시 A씨가 돈을 보낸 계좌와 동일한 제3자 명의 계좌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C씨는 “로펌 사무장이 알려준 계좌라 당연히 변호사 개인 계좌이거나 법무법인 계좌인 줄 알았다”며 “기사를 보고서야 제3자 명의 계좌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카페 상담→사무장 통화→변호사 면담→제3자 계좌 입금→사무장들 상담
복수의 제보자들이 본지에 전한 사건 수임 과정은 대체로 비슷했다.
카페를 통해 상담을 신청하면 사무장으로 불리는 인물과 통화했고, 이후 사무실에서 B변호사를 짧게 만난 뒤 다른 사무장들과 메신저로 사건 진행 상황을 상담했다는 것이다.
일부 의뢰인은 B변호사의 연락처도 모른 채 재판 당일 1년 차 어쏘 변호사가 법정에 출석했다고 주장했다.
한 제보자는 “김 사무장 외에도 카페 전 운영자로 알려진 배씨와 성전카페에서 활동하던 ‘정 국장’이라는 인물도 상담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동일한 제3자 명의 계좌가 반복적으로 수임료 수납에 사용됐다면 단순한 착오나 일회성 편의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상담과 계좌 안내, 사건 관리, 재판 출석이 각각 다른 인물을 통해 이뤄졌다면 비변호사의 사건 관여나 조직적 수임 구조 여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1년 넘게 같은 계좌라면 단순 착오 보기 어려워
경찰 출신인 법무법인 민의 윤수복 변호사는 “1년 넘게 같은 제3자 명의 계좌로 수임료가 입금됐다면 단순한 착오나 일회성 편의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수사기관을 통해 해당 계좌의 실제 관리 주체와 사용 경위, 세금 신고 여부, 의뢰인으로 추정되는 입금자들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계좌에서 돈이 현금으로 출금됐는지, 제3자에게 이체됐는지, 실제 사용처가 어디인지도 확인돼야 한다”며 “금융거래 내역과 폐쇄회로 CCTV 등을 통해 수사기관이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세금 증빙 미발급 의혹도 제기된다. 구속 사건 의뢰인의 상당수는 수형자나 피의자의 가족이다. 사건이 급박하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부가가치세 포함 여부나 현금영수증 발급 여부를 세세히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제보자들은 “로펌이나 카페 관계자들이 수임료를 안내하면서 부가세나 현금영수증 발급에 대해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뢰인은 “다른 계좌로 송금하면 부가세 없이 할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의뢰인들이 지급한 돈이 정상적으로 매출 신고되지 않았다면 세법상 문제가 될 수 있다. 수사기관은 제3자 계좌로 입금된 돈의 규모와 사용처, 현금 출금 여부, 세금 신고 내역 등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비변호사의 상담 개입 여부도 쟁점이다. 카페 전 운영자로 알려진 배씨가 의뢰인 상담이나 사건 연결에 관여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보도 이후 상담 1:1 무료상담 게시판 삭제…
한편 지난 4일 본지 보도 이후 해당 변호사는 카페 내 본인 사진을 삭제하고 ‘1:1 무료 법률상담’ 게시판도 삭제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카페는 지난해 대한변호사협회 직권조사가 시작된 뒤에도 한 차례 ‘1:1 상담’ 게시판을 임시 삭제한 바 있다. 이후 카페 운영권은 배씨에서 B변호사로 변경됐다.
당시 카페 측은 “언론의 공격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네이버 온라인 카페는 게시글 삭제나 회원 탈퇴가 이뤄질 경우 수사기관에서도 과거 상담 내용, 게시판 운영 기록, 댓글, 쪽지 등 자료 확보가 쉽지 않다.
실제 지난해 12월 해당 카페와 관련해 배씨에 대한 경찰 수사가 시작됐지만 일부 자료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고, 사건은 무혐의 처분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관련 게시판 삭제와 카페 탈퇴 등이 향후 수사나 변협 조사를 의식한 조치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이번 사안은 단순히 온라인 게시글 삭제 문제로만 보기 어렵다. 제보자들이 실제 입금한 제3자 명의 계좌가 특정됐고, 수임료 수납 과정에 관여한 인물과 상담 과정에 대한 진술도 복수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카페에서 1차 상담을 담당한 인물, 계좌를 안내한 인물, 실제 재판에 출석한 소속 변호사, 사건을 수임한 대표 변호사 사이의 역할 분담도 향후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
현재 해당 변호사 측은 배씨가 대한변호사협회에 등록된 사무직원인지 여부와 제3자 명의로 수임료를 받은 이유, 1:1무료상담게시판을 삭제한 이유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현재 B변호사와 배씨, 관련 사무장들에 대해서는 변호사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조세 관련 혐의, 조세범처벌법 위반,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발장이 접수된 상태다.
서울지방변호사회도 관련 사안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