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돌봄 맡겼더니 침실로”…속옷 뒤진 심부름앱 남성 신고

속옷·잠옷 만지는 장면 홈캠에 포착...
법조계 “주거침입·절도미수 등 검토 가능”

 

경기 김포에서 혼자 거주하며 반려견을 키우던 20대 여성이 심부름 앱을 통해 집에 드나든 남성의 수상한 행동을 뒤늦게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 남성은 반려견 돌봄 업무로 집에 들어간 뒤 의뢰인의 침실에 들어가 속옷과 잠옷을 만진 것으로 알려졌다.

 

4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제보자 A씨는 지방 출장이 잦아 집을 비우는 일이 많았다. A씨는 지난해 9월 심부름 앱을 통해 반려견 배변 패드를 교체해 줄 사람을 구했고, 30대 남성 B씨와 매칭됐다.

 

처음 B씨는 일을 깔끔하게 처리했고 A씨는 몇 차례 더 같은 남성에게 반려견 돌봄을 맡겼다. A씨는 집 안에 홈캠이 설치돼 있다는 사실을 B씨에게 미리 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지난해 말 A씨가 홈캠 영상을 확인하면서 드러났다. 영상에는 B씨가 반려견을 돌보는 듯하다가 침실로 들어가 A씨의 속옷과 잠옷을 만지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냄새를 맡는 듯한 행동과 소리까지 녹음된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확인한 유사 장면은 모두 4차례였다.

 

A씨는 곧바로 항의하지 못했다. B씨가 자신의 집 주소와 출입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혼자 사는 여성인 A씨는 보복 가능성을 우려해 즉각적인 대응을 망설였다고 한다.

 

영상을 확인한 뒤 A씨는 과거 B씨의 행동도 다시 떠올렸다. B씨는 A씨가 요청하지 않았는데도 “근처에 있다”며 먼저 방문을 제안하거나, 일을 마친 뒤 “잠시 쉬었다 가도 되느냐”, “화장실을 사용해도 되느냐”고 묻는 등 집 안에 더 머무르려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실제로 B씨가 그렇게 머문 시간 동안 침실에 들어가 있었던 정황도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결국 이사를 마친 뒤 B씨에게 연락했다. 그러나 B씨는 연락을 모두 차단하고 잠적했다. A씨가 지인의 번호로 연락을 시도했지만 이마저도 차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씨가 “사건이 방송에 나갈 예정”이라고 알리자 B씨는 뒤늦게 태도를 바꿨다. 그는 “순간의 실수였다”며 용서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합의금을 요구할까 봐 두려워 잠적했다. 돈이 없다. 대출금도 겨우 갚고 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고 한다.

 

법조계에서는 이 사건이 단순한 부적절한 행동을 넘어 주거침입 등 형사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무법인 태율 김상균 변호사는 “주거침입죄에서 말하는 침입은 단순히 출입문을 몰래 열고 들어가는 경우에만 한정되지 않는다”며 “처음에는 허락을 받고 들어갔더라도 허용된 목적과 범위를 명백히 벗어나 침실에 들어가거나 필요 이상으로 머물렀다면 주거의 평온을 해친 행위로 평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반려견 배변 패드 교체라는 업무 목적과 무관하게 침실에 들어가 속옷이나 잠옷을 만지는 행위가 있었다면 주거침입 성립 여부가 문제 될 수 있다”며 “홈캠 영상, 체류 시간, 이동 동선, 방문 횟수 등이 중요한 판단 자료가 된다”고 말했다.

 

절도나 절도미수 혐의가 추가로 검토될 가능성도 있다.

 

김 변호사는 “현재 알려진 내용은 속옷과 잠옷을 만지거나 냄새를 맡은 정황이지만, 만약 이를 가져갔거나 가져가려 한 정황이 확인된다면 절도 또는 절도미수 혐의가 함께 문제 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주거 부근에 접근하거나 연락을 반복하고, 그로 인해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켰다면 스토킹범죄로도 검토될 수 있다”며 “다만 실제 죄명은 방문 경위, 피해자의 거부 의사 표시 시점, 반복성, 앱상 업무 범위 등을 종합해 판단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 신체 접촉이나 불법촬영 정황이 없다면 곧바로 성범죄로 평가되기는 쉽지 않지만, 침실 출입과 속옷 접촉 행위 자체만으로도 주거침입, 절도미수, 스토킹 등 여러 범죄 성립 여부가 문제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이미 경찰에 해당 사건을 신고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