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법·알·못 상담소’ 코너에서는 ‘공소장변경’과 관련된 질문에 대해 답변을 드리고자 합니다. 질문을 보내주신 분은 한 분이더라도 같은 궁금증을 가진 분들은 많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오늘 다루는 내용이 필요한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Q. 재판 중 검사가 피고인 동의 없이 공소장 내용을 변경할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A. 검사가 언급한 ‘공소장변경’이란 재판이 진행되는 도중에 검사가 처음에 기재했던 공소사실이나 적용 법 조항을 추가·철회·변경하는 것을 말합니다.
형사소송법 제298조 제1항은 “검사는 법원의 허가를 얻어 공소장에 기재한 공소사실 또는 적용법조의 추가, 철회 또는 변경을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검사가 공소장변경을 신청하는 것 자체는 법적으로 허용된 행위입니다.
이 행위에 대해 피고인의 동의가 필요한지를 살펴보면, 대법원은 “검사가 형사소송규칙 제142조 제1항에 따라 ‘서면’으로 공소장변경 신청을 하는 경우에는 피고인의 동의가 없다고 하더라도, 법원의 허가만 있다면 공소장변경 절차의 위법이 없다”는 입장입니다(대법원 2017. 6. 8. 선고 2017도5122 판결).
다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런 제한 없이 내용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만 변경이 가능한데요.
공소사실의 동일성이란, 처음 기소된 사건과 변경하려는 내용이 기본적인 사실관계에서는 같은 사건이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처음에 사기죄로 기소되었는데 갑자기 전혀 다른 시기에 발생한 별개의 범죄로 바꾸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다만 한 가지 말씀드리면 법원이 공소장변경을 ‘허가’했다는 것이 그 내용을 사실로 ‘인정’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단지 공소장을 바꾸는 행위만 허가했다는 것이며, 변경된 공소사실에 대해서 피고인은 여전히 다툴 수 있습니다.
재판이 어느 단계에 있든 검사는 법원의 허가를 받는다면 공소장을 변경할 수 있습니다.
검사가 공소장변경을 하려면 공소장변경허가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하여야 하고(형사소송규칙 제142조 제1항), 법원은 그 부본을 피고인 또는 변호인에게 송달하여야 합니다(형사소송규칙 제142조 제3항). 또한 공판기일에는 변경된 공소사실이 낭독됩니다.
이러한 절차는 피고인이 변경된 내용에 대해 충분히 방어할 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면 문제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공소장변경이 이루어지면 심판의 대상이 달라지게 되므로, 피고인으로서는 이에 맞추어 방어 전략을 새롭게 정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살펴야 할 것은 변경된 공소사실이 기존 공소사실과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 있는지 여부입니다. 만약 기본적 사실관계가 다른 별개의 사건임에도 공소장변경이 허가되었다면, 이는 위법한 공소장변경이라고 다툴 수 있습니다.
또한 공소사실 변경으로 인해 피고인의 방어 준비에 시간이 필요한 경우에는 기일 연기나 속행을 통해 충분한 대응 기회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공소장변경 시에도 피고인의 방어권은 보장되어야 하므로, 검토하고 대응할 시간을 요구하는 것은 정당한 권리입니다.
따라서 변호인과 긴밀히 협의하여 변경된 공소사실의 내용을 면밀히 검토하고, 그에 맞는 방어 전략을 체계적으로 수립하셔야겠습니다.
또한 원칙적으로 항소심에서도 공소장변경은 허용됩니다.
우리 대법원은 “형사 항소심의 구조는 오로지 사후심으로서의 성격만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어서 항소심에서의 공소장변경도 가능하므로, 항소심이 그와 같은 변경을 허가하였다는 이유만으로 피고인이 제1판결을 받을 기회를 박탈당하게 되어 헌법이 정하는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되었거나 그 심과정에서 방어권 행사에 불이익을 받았다고 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8도20669 판결).
그러나 무한정 허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항소심 제4회 공판기일에 검사가 뒤늦게 공소장변경을 신청한 사안에서 재판부는 “이를 허가하면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 및 심급의 이익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판단되는바, 검사의 신청에 따른 공소장변경을 허가하지 않기로 한다”고 한 판결 사례도 확인됩니다(대전지방법원 2022. 5. 12. 선고 2020노2698 판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