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결혼 성수기를 맞아 결혼서비스 관련 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업체를 통해 만나 결혼한 뒤 성혼 사실을 알리지 않은 회원에게 법원이 위약금 지급 책임을 인정했다. 법조계는 계약 체결 전 위약금 조항과 개인정보 제공 범위 등을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83단독 방창현 부장판사는 결혼정보업체 A사가 회원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약정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B씨에게 성혼사례금 1188만원과 위약금 3564만원 등 총 4752만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B씨는 2022년 9월 가입비 528만원을 내고 5회 만남 서비스를 제공받는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서에는 결혼 날짜나 상견례 일정이 확정될 경우 2주 안에 성혼사례금을 지급해야 하며, 이를 알리지 않으면 사례금의 3배를 위약금으로 부담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후 B씨는 업체 제휴사를 통해 소개받은 상대와 2023년 6월 결혼했지만 업체 측에 성혼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업체는 뒤늦게 결혼 사실을 확인한 뒤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 과정에서 B씨는 결혼 전 이미 업체를 탈퇴했기 때문에 성혼사례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 회사가 자신의 개인정보를 배우자가 가입했던 제휴 결혼정보업체에 무단 제공했고, 연봉과 자산 규모도 과장해 전달했다고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상견례 당시 상대 측 가족과 갈등까지 빚었다며 사례금 지급이 부당하다고 맞섰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회원 탈퇴와 계약 해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판단했다. 특히 계약상 성혼사례금 지급 의무는 만남 서비스 제공 기간이 끝난 뒤 결혼한 경우에도 유지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남녀가 처음 만난 뒤 혼인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며 “계약 당시 계약기간 이후 성혼되는 경우에도 사례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한 이상 회원 탈퇴만으로 지급 의무가 사라진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위약금 조항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단순한 손해배상 예정이 아닌 ‘위약벌’ 성격이 강하다고 판단했다. 업체 입장에서는 회원이 직접 알리지 않는 이상 성혼 사실을 확인하기 어려운 만큼 성혼 고지와 사례금 지급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라는 취지다.
아울러 재판부는 개인정보 무단 제공과 허위·과장 정보 제공 주장 역시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B씨가 과거 업체 홈페이지에서 제휴사 회원과의 만남 주선이 포함된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한 사실이 확인됐고, 업체 역시 회원이 직접 입력한 정보를 토대로 연봉과 자산 정보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달 28일 한국소비자원과 공정거래위원회,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결혼 준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고 합리적인 거래를 지원하기 위해 ‘결혼서비스 소비자 피해예방주의보’를 발령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결혼서비스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2024년 905건에서 지난해 1076건으로 18.9% 증가했다. 특히 4~5월 접수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56% 늘었으며, 피해 대부분은 계약해지·위약금, 청약철회와 관련된 분쟁이었다.
법률사무소 로유 배희정 변호사는 “결혼정보업체 계약은 성혼 여부 자체가 계약의 핵심 성과로 평가되기 때문에 법원도 성혼사례금 약정 효력을 비교적 폭넓게 인정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위약금 규모가 실제 손해에 비해 과도하거나 소비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구조라면 민법이나 약관규제법상 감액 또는 무효 판단 대상이 될 수 있다”며 “계약 체결 전 성혼사례금과 위약벌 조항, 개인정보 제공 범위를 충분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