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원 밑으로 안 받아요”…대학 축제철 학생증 거래에 ‘골머리’

“가격 제시하라” 학교 정보 거래
학생회 측 퇴학처분·형사처벌 경고

 

5월 대학 축제 시즌을 맞아 일부 대학에서 재학생 전용 구역 출입을 목적으로 학생증이나 신분증을 빌리려는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타인의 학생증이나 신분증을 이용해 재학생인 것처럼 행사장에 출입할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12일 소셜관계망서비스(SNS) ‘X’(옛 트위터)에는 대학교 축제 출입에 사용할 학생증을 빌려주겠다는 게시글이 다수 올라왔다.

 

게시글에 기재된 오픈채팅방에 접속해 “19일 A대학 축제에서 8만원에 학생증을 빌리고 싶다”고 문의하자 판매자는 “10만원 이상만 받는다”고 답했다. 이후 12만원을 제시하자 판매자는 거래를 승낙했다.

 

판매자는 “먼저 6만원을 입금하고 학생증을 건네받은 뒤 나머지 6만원을 추가로 입금하라”고 덧붙였다.

 

학생증이 고가에 대여되는 이유는 유명 연예인의 공연을 가까운 거리에서 볼 수 있는 재학생 전용 구역에 입장하기 위해서다.

 

과거에는 외부인도 비교적 자유롭게 축제에 출입할 수 있었지만 외부 인파 증가로 재학생들의 불편이 커지자 각 대학 학생회는 ‘재학생 존’ 등 인증을 받은 학생만 출입할 수 있는 구역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원하는 연예인의 공연을 보기 위해 신분을 속이려는 외부인이 늘면서 축제 때마다 운영진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학생증 대여를 통한 재학생 사칭 행위가 적발될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신분증을 빌리거나 빌려주는 행위는 주민등록법상 ‘주민등록증 부정사용’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

 

대법원은 주민등록번호 부정사용죄 성립 여부를 판단할 때 해당 행위가 본인 확인이나 개인 식별·특정을 위한 사용인지 여부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축제나 행사장에서 신분증 대조를 통한 본인 확인 절차가 이뤄지는 경우 타인의 신분증을 이용해 출입을 시도하는 행위는 주민등록번호 부정사용으로 해석될 수 있다.

 

실제로 2018년 춘천지방법원 영월지원은 카지노 출입을 목적으로 타인의 신분증을 빌려 사용한 사람에게 주민등록증 부정사용 혐의를 인정했다. 신분증을 빌려준 사람 역시 부정사용 방조로 처벌됐다.

 

주민등록법은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증이나 그 이미지 파일을 부정하게 사용한 사람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행사 운영자를 속여 시설에 출입하거나 특정 혜택을 받는 행위는 업무방해죄로 문제 될 수 있다. 업무방해죄가 인정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학교 측이 신분 확인 절차를 통해 출입을 통제하고 있음에도 외부인이 재학생인 것처럼 가장해 출입을 시도한다면 업무 담당자에게 오인이나 착각을 일으켜 출입 관리 업무를 방해한 행위로 평가될 여지가 있다.

 

각 대학 학생회도 학생증 거래에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일부 학교 학생회는 SNS를 통해 축제 당일 경찰이 현장에 상주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또 학생증과 신분증을 양도하거나 부정 사용하는 행위가 적발될 경우 최대 퇴학 처분과 형사처벌이 이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공연 입장 과정에서 학교 관련 정보를 확인하고 학생증과 신분증을 대조하는 등 본인 확인 절차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