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1. 법원이 마약 소지량을 보고 '단순 투약'인지 '영리 목적'인지를 가르는 기준이 있나요?
A1.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태율 김상균 변호사입니다.
1. 법령상 ‘용량 기준’의 존재 여부
먼저 결론부터 분명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어디에도 ‘몇 그램 이상이면 영리 목적으로 본다’는 식의 용량 기준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혼동하기 쉬운 규정이 하나 있습니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11조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행위 중 일정 가액(소매가 기준 500만원, 5000만원 등)을 초과하는 경우 법정형을 가중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어디까지나 ‘매매·수수·제공 또는 매매 목적 소지·소유’ 등 유통 관련 죄가 이미 인정되었음을 전제로 그 죄의 가액에 따라 법정형을 한 번 더 올리는 양적 기준일 뿐입니다. 가액 규정은 영리 목적이 입증된 다음 단계에서 작용하는 규정이지, 영리 목적을 추정하는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2. 법원의 영리 목적 판단 기준
‘영리 목적’은 형사재판에서 검사가 합리적 의심을 넘어서는 정도로 입증해야 하는 주관적 구성요건요소입니다. 단순히 소지량이 많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법원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객관적 정황들을 살핍니다.
첫째, 소지 형태입니다. 1회 투약량(통상 0.03g 안팎) 단위로 소포장되어 있었는지, 작은 비닐 백 여러 개에 나누어 담겨있었는지, 저울·소분 도구·빈 봉투 등이 함께 발견되었는지 등은 매우 중요한 정황입니다.
같은 그램수라도 한 덩어리로 보관 중이었던 경우와 정밀 저울로 0.1g씩 분포(分包)되어 있었던 경우는 전혀 다릅니다.
둘째, 휴대전화·메신저·SNS 기록입니다. 텔레그램·위커·시그널 등 보안 메신저의 거래 대화, 가격 협의 기록, “딜러”, “위치”, “던지기” 등 거래 은어가 등장하는 대화는 영리 목적 인정의 핵심 증거가 됩니다.
셋째, 자금의 흐름과 매수 경위입니다. 계좌이체 내역, 가상자산 송수신 내역, 마약을 구입한 경위, 매도자에게 송금한 금액과 매수량의 균형, 매수 직후 다수의 지인에게 연락한 정황 등이 있는지 살핍니다.
넷째, 본인의 투약 패턴과 신체검사 결과입니다. 모발·소변 감정 결과 나타나는 투약 빈도, 종전 투약 이력, 본인이 인정한 1주·1개월 단위 사용량과 압수된 양의 비례관계를 봅니다.
가령 평소 주 2~3회 0.03g 정도를 투약해 온 사람이 1.5g을 한꺼번에 가지고 있었다면, 그 양이 본인의 통상 소비 패턴으로 다 소비될 수 있는 분량인지가 쟁점이 됩니다.
다섯째, 공범·구매자의 진술과 매수자 측 자료가 있는 경우 그 신빙성을 면밀히 검토합니다. 따라서 소분 도구, 메신저 거래 정황, 자금 흐름 같은 부가 증거가 있다면 단순 투약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그러한 부수적 정황이 빈약하다면, 1심에서 영리 목적이 인정되었다 하더라도 항소심에서 입증 부족을 사유로 다퉈볼 수 있겠습니다.
Q2. 감정 결과서에 나온 순도와 실제 용량이 정확한지, 감정 과정에 문제가 있었는지를 확인할 방법이 있을까요?
A2. 압수된 마약류의 성분·순도·중량은 통상 대검찰청 마약·과학수사부(법화학과) 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감정합니다.
두 기관 모두 국제공인시험기관(KOLAS) 인증을 갖춘 곳이고, 가스크로마토그래피-질량분석(GC-MS) 등 표준화된 방법으로 감정합니다. 따라서 감정 결과 자체가 뒤집히는 경우는 흔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다툴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첫째, 압수 시점부터 봉인까지 절차가 적법했는지, 봉인 상태가 감정인에게 전달될 때까지 유지되었는지, 압수목록과 봉인번호, 감정의뢰서의 시료 번호가 일치하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봉인을 임의로 해제하거나 압수조서상의 중량과 감정의뢰서상의 중량이 불일치하는 경우, 그 차이의 합리적 설명이 없다면 양 및 동일성에 관한 다툼의 여지가 생깁니다.
둘째, 감정의뢰서·감정서의 형식적 적법성입니다. 감정의뢰일자, 시료의 형태와 양, 감정인의 자격, 감정 방법과 표준물질, 검출 한계, 측정 불확도가 명시되어 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셋째, 불순물의 처리입니다. 압수 마약은 보통 순수한 메스암페타민이 아니라 희석제, 카페인, MSG 등 다른 성분과 혼합된 상태로 발견됩니다.
양형기준상 “마약류 가액”은 일반적으로 압수 총량을 기준으로 산정되지만, 사안에 따라 순도를 반영한 환산 순중량을 양형 자료로 제출해 다투는 것이 유의미할 수 있습니다.
넷째, 압수 절차의 적법성 그 자체입니다. 영장 없이 행해진 압수일 경우, 사후영장이 적시에 청구·발부되지 않은 경우, 긴급체포에 부수한 압수의 요건이 충족되지 않은 경우, 임의제출의 임의성이 의심되는 경우(체포 직후 위압적 분위기에서 받아낸 동의 등) 등은 위법수집증거 배제법칙에 따라 증거능력 자체가 부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로 항소심에서 압수물 자체의 중량이 뒤집히는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절차상 하자가 인정되어 압수물의 증거능력이 부정되면 사건의 양상 자체가 달라지므로, 변호인을 통해 수사 기록과 감정서, 압수조서, 영장 사본을 면밀히 검토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영리 목적’ 제외 시 형량이 얼마나 달라지는지에 대해서도 물어보셨는데, 필로폰(향정 가목)의 경우 법정형 자체가 다음과 같이 달라집니다.
· 단순 투약·소지: 5년 이하 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행위 유형에 따라 다름)
· 매매·매매 목적 소지(영리 목적 아님):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 영리 목적 매매·매매 목적 소지 또는 상습: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
법정형이 이렇게 큰 차이로 벌어지기 때문에, 대법원 양형위원회 양형기준상의 권고 형량 범위도 크게 달라집니다.
실무상 단순 투약 초범은 감경 영역에서 집행유예까지 기대할 수 있는 반면, 매매 목적 소지로 인정되면 기본 영역만으로도 실형이 강하게 예상되고, 여기에 영리 목적 가중까지 붙으면 권고형의 하한이 수년 단위로 올라갑니다.
답변의 내용을 정리해 보면 ① 영리 목적을 가르는 법정 용량 기준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② 특정 양만으로 영리 목적이 자동 인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③ 소분 형태, 메신저 기록, 자금 흐름, 본인의 투약 패턴 등 부수 정황을 종합 검토해야 하며, 그 입증이 부족하다면 항소심에서 충분히 다툴 수 있습니다.
④ 감정 결과 자체보다는 압수에서 감정에 이르는 절차의 적법성과 보관 연속성을 점검하는 것이 현실적인 항소 전략이 됩니다.
마약 의존에 대한 자발적 치료 의지, 단약 의지, 가족의 보호 환경, 직업 복귀 계획 같은 양형자료는 영리 목적 다툼과 별개로 형량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