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 결과에 불복해 재심의를 요청한 사건이 올해 3월까지 1700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수사심의 신청과 함께 보완·재수사 결정 사례도 빠르게 증가하면서 경찰 수사 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올해 1~3월 경찰 수사심의위원회 접수 건수는 1715건으로 집계됐다. 수사심의위는 사건관계인이 경찰의 입건 전 조사나 수사 절차, 결과의 적정성·적법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심의를 요청할 수 있는 제도다.
해당 제도는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확대된 경찰 수사권을 견제하기 위한 장치로 도입됐다. 변호사와 교수, 수사 전문가 등 외부위원이 참여해 수사의 공정성과 적정성을 심사한다.
수사심의 신청은 최근 몇 년 사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 2131건이던 신청 건수는 2022년 2443건, 2023년 3148건, 2024년 5367건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6223건까지 증가했다.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는 연간 7000건 안팎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심의 결과 경찰이 보완·재수사에 나선 사례 역시 크게 늘었다. 보완·재수사 지시는 2021년 80건에서 2022년 159건, 2023년 217건, 2024년 406건, 지난해 711건으로 약 9배 증가했다.
전체 신청 건수 대비 비중도 같은 기간 3.8%에서 11.4%로 상승했다. 올해 3월까지는 1715건 가운데 83건(4.8%)에 대해 보완·재수사 결정이 내려졌다.
서울에서는 특정 경찰서에 신청이 집중됐다. 2021년부터 올해 3월까지 강남·서초·송파경찰서가 접수 건수 1~3위를 기록했다. 세 경찰서 접수 건수는 총 802건으로, 서울 31개 경찰서 전체 신청 건수(3685건)의 21.8%를 차지했다.
강남서는 유흥·마약·기업 관련 사건 비중이 높고, 서초서는 법조타운과 연계된 경제·지능범죄 사건이 집중되는 특성이 있다. 송파서는 생활형 사기와 민생 사건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적 관심이 큰 사건이 몰리는 지역 특성이 수사심의 신청 증가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불송치 사건 증가와 고소·고발 반려 제도 폐지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고소·고발 반려 제도는 경찰이 상담 과정에서 범죄 구성 요건이 부족하거나 수사 실익이 낮다고 판단할 경우 사건 접수를 되돌려 보내던 절차를 말한다.
실제 경찰통계연보에 따르면 2024년 시·도경찰청에 접수된 고소·고발 사건은 68만5672건으로, 전년(48만4865건)보다 약 20만건 증가했다. 불송치 사건 역시 2021년 39만건에서 2024년 55만건으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반복된 수사 부실과 지연 논란도 경찰 불신을 키운 배경으로 꼽힌다. 강남서만 보더라도 올해 3월 수사팀장의 양정원 사건 무마 의혹을 비롯해 각종 비위와 수사 논란이 잇따랐고, 서울경찰청은 이후 수사·형사과장을 전면 교체하는 등 조직 정비에 나섰다.
앞서 박나래 사건을 담당했던 형사과장이 퇴직 직후 대형 로펌에 취업하거나, 임의제출 받은 비트코인이 외부로 유출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는 등 강남서를 둘러싼 내부 기강 해이 논란도 이어졌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수사심의위는 경찰 수사에 대한 일종의 재심 절차”라며 “신청 증가 자체는 경찰 수사 결과에 대한 불만이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