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1. 저는 지인 소개로 도박 사이트 운영을 도왔다가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및 도박개장방조 혐의로 기소되어 1심에서 실형을 받았습니다. 저는 사이트 운영자가 아니라 충전 문의에 응대하는 고객상담 업무만 했을 뿐이고, 사이트 수익을 배분받은 적도 없습니다.
월급 형태로 급여만 받았고, 사이트의 전체 운영 구조나 자금 흐름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검찰에서는 도박 사이트라는 걸 인식하면서 업무를 수행한 것 자체가 범행에 기능적으로 기여한 것이라며 공범으로 기소했습니다.
단순 고용 관계에서 시키는 일만 했는데도 사이트 운영 전체에 대한 공범이 되는 건가요? 이런 사건에서 실제 운영자와 단순 고용인 사이에 형사 책임이 구분되는 기준이 있는 건지 알고 싶습니다.
A1.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커넥트 권일성 변호사입니다.
질문자님이 언급하신 ‘공범’은 정범(공동정범)과 종범(방조범)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기능적 행위지배가 인정되었다고 하신 것으로 짐작해 볼 때 공동정범으로 기소가 된 것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경우라면 사이트 운영에 본질적으로 기여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주장하여 공동정범이 아니라 종범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1. 공동정범과 종범의 구별: 기능적 행위지배
공동정범은 공동가공의 의사와 그 공동의사에 기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실행이라는 주관적·객관적 요건을 충족함으로써 성립하므로(형법 제30조), 공모자 중 구성요건행위를 직접 분담하여 실행하지 아니한 사람도 위 요건의 충족 여부에 따라 이른바 공모공동정범으로서의 죄책을 질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공동정범의 본질은 분업적 역할분담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에 있으므로, 공동정범은 공동의사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있음에 반하여 종범은 그 행위지배가 없는 점에서 양자가 구별됩니다.
2. 직원의 경우 기능적 행위지배 인정 여부에 관한 판례의 태도
가. 급여 수령 사실만으로 공동정범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여부
판례는 피고인이 사이트 운영자로부터 급여를 받는 직원이었다는 사정만으로는 공동가공의 의사 및 기능적 행위지배의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다고 일관되게 판시합니다. 즉 급여를 받는 직원이라는 사실 자체는 공동정범 성립을 부정하는 결정적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나. 공동정범 인정 여부의 판단 기준
1) 공동정범으로 인정되는 경우
담당 업무가 도박 사이트 운영에 필수 불가결한 역할인 경우입니다. 또한 팀장·관리자 등 직원 관리 역할을 담당한 경우, 직원 채용·급여 지급·대포 통장 전달 등 운영의 중요 부분을 담당한 경우도 공동정범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충전·환전·경기 등록·회원 관리 등 사이트 운영의 핵심 업무를 수행한 경우 역시 이에 해당합니다. 공범들 사이에서 순차 공모의 형태로 범행이 이루어지고 각 역할이 긴밀히 연결되어 전체 범죄를 완성하는 구조인 경우에도 공동정범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2) 종범(방조범)으로 인정되는 경우
도박 사이트를 개설하거나 운영하는 데 관여한 것이 아니라 운영자의 지시에 따라 범죄수익금을 은닉·전달·보관하는 역할에 그친 경우입니다. 전체 범행체계나 구체적인 범죄 내용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하고 단순히 지시에 따라 돈을 인출하거나 전달하는 역할만 한 경우도 종범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직원들을 관리하는 역할을 하였더라도 도박개장의 주재자가 될 의사가 있었다거나 기능적 행위지배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공동정범이 아니라 종범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3) 사건 대응 방향
공동정범이 아니라 종범에 그쳤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는 양형에 있어서 큰 차이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위의 판단 기준을 정확히 파악하여 공동정범으로 인정되는 사안과는 다르다는 점, 그리고 종범으로 인정된 경우와 유사하다는 점을 주장하여야 합니다.
물론 급여를 수령했다는 사실이 종범에 해당한다는 큰 여지를 줄 수는 있으나, 이외에 담당 업무가 대체가능하고 필수적인 업무가 아니라는 점, 관리자의 지위에 있지 않고 상급자의 지시에 따라 움직였다는 점, 단순한 지시를 이행하는 등 보조적 주변적 역할에 그쳤다는 점 등에 중점을 두어 변론하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Q2. 제 사건에서 또 하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범죄수익 관련 혐의입니다. 저는 매달 정해진 급여만 받았을 뿐인데, 그 급여 자체가 범죄수익에 해당한다며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까지 추가로 적용되었습니다. 정상적인 노동의 대가로 받은 급여도 범죄수익으로 보는 건가요?
그리고 여기 안에서 비슷한 도박 사이트 사건으로 들어온 분들 얘기를 들어보면 압수된 서버 데이터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핵심 증거로 쓰였다고 하던데, 이런 디지털 증거의 수집 과정이나 분석 방법에 문제가 있으면 재판에서 다툴 수 있는 건가요?
도박 사이트 사건에서 피고인 측이 집중적으로 다투어야 할 쟁점이 뭔지, 항소심에서 어떤 방향으로 접근하는 게 유리한 건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A2. 노동의 대가로 수취한 급여라고 할지라도 범죄행위의 보수로 얻은 재산에 해당하기 때문에 범죄수익에 해당합니다. 다만 이를 범죄수익은닉법으로 처벌하기 위해서는 범죄수익을 ‘은닉’하거나 ‘가장’했어야 합니다.
① 범죄수익 등의 취득 또는 처분에 관한 사실을 가장하거나 ② 범죄수익의 발생 원인에 관한 사실을 가장하거나 ③ 특정 범죄를 조장 또는 적법하게 취득한 재산으로 가장할 목적으로 은닉하는 행위를 처벌합니다.
예를 들어 차명계좌를 이용하거나 암호화폐로 받은 경우 등에는 범죄수익을 가장, 은닉했다고 판단되어 죄가 성립할 여지가 존재합니다. 이러한 은닉, 가장행위가 존재하지 않고 단순히 직원이 급여를 수령한 행위 자체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상의 은닉·가장죄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또 압수된 데이터나 카카오톡 데이터가 증거물로 쓰였고, 만약 이러한 증거물의 수집 과정에 수사기관의 위법한 사정이 개입되어 있다면, 위법수집증거로서 증거능력을 박탈시킬 수 있습니다.
위법수집증거로 인정되어 해당 데이터를 증거로 쓰지 못하게 된다면 다른 직접증거가 없는 한 법원은 유죄로 판단할 수 없을 것입니다. 즉 원심이 증거능력이 없는 증거를 유죄의 증거로 삼은 경우에는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는 것으로 파기 사유가 됩니다.
감형을 위한 방향으로는 전체 범행 규모와 수익을 낮추고, 당해 행위자의 역할을 낮추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도박 사이트 사건은 전체적인 사이트의 체계와 지분 구조에서부터 단순 직원들의 각 업무형태 등까지 각각의 사안에 내재된, 다른 일반적인 도박 사이트의 경우와는 다른 ‘당해 사안’에서 ‘피고인 개인’의 특수한 사정을 잘 파악하여 주장해야 합니다.
따라서 일부 무죄를 주장하든 감형을 주장하든 개별 사안 안에서 여러 방면으로 구체적인 접근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