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에게 뇌물 줬냐” 아이유 악성댓글 40대 집행유예

법원 “공적 인물이라도 비판 범위 넘어”

 

가수 아이유에게 악성 댓글을 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피해자가 연예인이라는 사정만으로 온라인 댓글의 모멸적 표현이 정당한 비판으로 보호될 수는 없다는 판단이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2부(부장판사 황보승혁 정혜원 최보원)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A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보호관찰과 사회봉사 80시간도 함께 명령했다.

 

앞서 1심은 A씨의 모욕 사건 2건에 대해 각각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두 사건을 병합해 심리한 뒤 벌금형보다 무거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A씨는 아이유의 의상과 노래 실력 등을 깎아내리는 댓글 4건을 게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한 포털사이트 뉴스 게시판에 올라온 아이유 소속사 관련 글에 ‘판사에게 뇌물 줬냐’는 취지의 댓글을 단 혐의도 받았다.

 

재판에서는 포털사이트 댓글이 형법상 모욕죄에서 말하는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행위’에 해당하는지, 피해자가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연예인인 경우 표현의 자유로 허용되는 비판 범위가 어디까지인지가 쟁점이 됐다.

 

형법 제311조는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경우 처벌하도록 정한다.

 

대법원은 모욕을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하지 않더라도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행위로 보고 있다.

 

댓글 공간처럼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곳에 특정인을 향한 경멸적 표현을 게시했다면 모욕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A씨가 게시한 댓글이 단순한 의견 표명이나 비판을 넘어 아이유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표현에 해당한다고 봤다.

 

아이유가 공적 관심의 대상이 되는 연예인이라고 하더라도 인신공격적이거나 모멸적인 표현까지 넓게 허용될 수는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공적 인물에 대한 비판은 일반 사인에 대한 표현보다 넓게 보호될 수 있지만 그 한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도 표현의 자유와 인격권 보호를 비교할 때 피해자가 공적 인물인지, 사안이 공적 관심사인지, 해당 표현이 여론 형성이나 공개 토론에 기여하는지 등을 함께 보되 모욕적·경멸적 인신공격은 의견 표명의 범위를 벗어날 수 있다고 판시해 왔다.

 

재판부는 “범행을 부인하면서 뉘우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며 “같은 내용의 범행을 반복하고 있어 재범의 위험성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다만 A씨에게 정신질환으로 감정 조절이 어려운 사정이 있고 게시한 댓글들을 삭제한 점은 유리한 양형 사유로 고려했다.

 

아이유 측은 2013년부터 악성 댓글 작성자들에 대한 법적 대응을 이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