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 그림자’ 전자기기 원가부담 상승…소비자 물가 영향 미치나

삼성‧LG 등 원재료 매입액 급등
반도체 부품가 상승…영향 광범위

 

최근 반도체 슈퍼사이클 영향으로 주요 반도체 부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이른바 ‘칩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반도체 업황 회복이 기업 실적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지만 전자기기 원재료 가격 상승과 소비자 물가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일 삼성전자가 공시한 2026년도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3월 삼성디스플레이를 제외한 삼성전자의 원재료 매입액은 27조8078억원으로 전년 동기(27조428억원) 대비 2.8%(7650억원) 증가했다.

 

1분기 원재료 매입액에서는 생활가전·TV 등 완제품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이 21조2527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최근 가격이 폭등한 D램과 낸드 등 모바일용 메모리는 올해 1분기에 별도 품목으로 처음 추가될 만큼 매입액 비중이 커졌다. 모바일용 메모리 매입액은 1조9930억원으로 매입액 중 9.4%를 차지했다.

 

1분기 모바일용 메모리 가격은 전년 연간 평균보다 약 107% 올랐다.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가격도 지난해보다 약 12% 뛰었다.

 

다른 전자업체에서도 주요 가전 제품에 들어가는 반도체 부품 매입 부담이 커지고 있다.

 

LG전자의 올해 1분기 TV 등 디스플레이 기반 사업을 맡은 MS사업본부의 영상기기 부품용 반도체 매입액은 238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87억원(19.4%) 늘었다. 영상기기 부품용 반도체 평균 가격은 지난해 대비 33.1% 올랐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가격이 치솟으며 관련 품목 가격까지 올라가는 ‘칩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AI 급성장 흐름 속 반도체 업계가 수익성 높은 AI 전용 반도체 생산에 집중하며, 일반 가전에 들어가는 부품 생산이 줄어 원재료 가격이 올랐다는 것이다.

 

칩플레이션이 기기 생산을 담당하는 세트 부문의 수익성 악화뿐 아니라, 완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처럼 반도체 비중이 높은 제품일수록 가격 인상이 빠르게 적용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2022년 출시된 갤럭시 S22 기본 모델 256GB 출고가는 99만원대였지만, 삼성전자가 올해 3월 선보인 갤럭시 S26 같은 용량 모델은 125만원을 웃돈다. 갤럭시 S26 울트라 1TB 모델 출고가는 약 254만원에 달한다.

 

나빌라 포팔 IDC 수석 연구책임자는 “심화되는 메모리 부족 사태가 스마트폰 가격 급등과 수요 위축의 최대 원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