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단속을 위해 경찰관이 손님으로 가장해 마사지 업소에 들어간 뒤 유사 성행위 가능 여부를 물은 것은 위법한 함정수사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30대 외국인 여성 A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경기 군포시에서 마사지 업소를 운영하던 A씨는 2023년 7월 손님으로 가장해 업소에 들어온 경찰관에게 유사 성행위가 포함된 마사지 코스를 안내하고 종업원을 방으로 들여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경찰관은 A씨에게 “8만원에 ‘핸드’까지 되는 거냐”고 물었고, A씨는 고개를 끄덕이며 해당 코스를 안내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종업원이 특정되지 않았고, 외국인인 A씨가 ‘핸드’라는 표현을 정확히 이해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항소심 판단은 달랐다. 2심은 A씨가 유사 성행위가 포함된 코스를 안내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1심을 뒤집고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항소심은 경찰관의 단속 방식이 위법한 함정수사에 해당한다는 A씨 측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성행위나 유사성행위가 이뤄질 우려가 있는 영업은 은밀하게 행해질 뿐 아니라 범행 관련자들이 공통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어 증거를 찾기 어렵다”며 “수사기관이 손님으로 위장해 업소에 들어간 것만으로는 위법한 수사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업소에서 성행위나 유사성행위가 이뤄질 우려가 있는 영업을 하지 않음에도 단속 경찰관이 집요하게 요구해 A씨가 마지못해 승낙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가 15년 이상 한국에 거주한 점도 유죄 판단의 근거로 삼았다.
수사 과정에서 통역인의 도움 없이 조사를 받은 사정 등을 고려하면 A씨가 유사 성행위와 관련된 은어를 이해하고 있었다고 봤다.
대법원도 항소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A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쟁점은 경찰관의 질문이 범행 의사가 없던 사람에게 범죄를 저지르게 만든 것인지, 아니면 이미 이뤄지던 영업 방식을 확인한 것인지였다.
대법원은 수사기관이 범행 의사가 없는 사람에게 계략이나 압박을 가해 범죄를 저지르게 했다면 위법한 함정수사에 해당한다고 본다.
반면 이미 범행 의사가 있거나 범행을 반복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에게 범행 기회를 제공한 정도라면 곧바로 위법하다고 보지는 않는다.
이번 사건에서 법원은 경찰관이 성매매를 해달라고 장시간 요구하거나 거절 의사를 무시하고 압박한 사정이 없다고 봤다.
유사 성행위가 가능한지 묻는 방식으로 영업 내용을 확인했고, A씨가 이에 응해 코스를 안내한 이상 수사기관이 범의를 새로 만들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법무법인 청 곽준호 변호사는 “성매매 알선 사건은 업소 내부에서 은밀하게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외부 증거 확보가 쉽지 않다”며 “경찰이 손님으로 가장해 영업 방식을 확인한 것만으로는 곧바로 위법한 함정수사라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업소가 거절했는데도 경찰이 반복적으로 요구하거나 높은 금액을 제시해 승낙을 끌어낸 경우라면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며 “위장 단속이 허용되더라도 수사기관이 범의를 새로 만들거나 범행을 사실상 주도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확인한 판결”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