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 전자담배 용액, 전체 무게가 소지량으로 잡힐까?


 

Q. 최근 액상형 대마 전자담배나 대마 성분이 포함된 카트리지 사건이 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런 사건에서는 압수된 용액 전체가 문제 되는지, 아니면 실제 대마 성분만 따지는지가 궁금합니다.

 

감정서에는 액상 전체 무게나 용량만 적혀 있고, 실제 THC 등 대마 성분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는 자세히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액상 제품은 용매나 희석액이 대부분일 수 있는데, 이런 경우에도 전체 용량이 마약류 소지량으로 판단되는 건가요.

 

또 액상은 보관 상태나 감정 과정에 따라 성분 농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감정서에 결론만 적혀 있다면 재판에서 어떤 점을 확인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A. 액상형 대마 사건에서는 먼저 ‘대마에 해당하는지’와 ‘형을 정할 때 어떻게 평가할지’를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은 대마초 또는 그 수지를 원료로 해 제조된 제품뿐 아니라, 대마초 또는 그 수지를 원료로 한 제품을 함유하는 혼합물질이나 혼합제제도 대마로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압수물이 THC 등 대마 성분을 함유한 액상 제품으로 확인된다면, 순수 THC 성분량이 별도로 특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대마가 아니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실제 사건에서도 소지 대상은 순수 THC 자체가 아니라 대마 성분이 포함된 액상 제품으로 특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용매나 희석액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더라도, 대마 성분이 포함된 제품으로 인정되면 압수된 액상 전체가 소지 대상 물건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다만 순수 성분 함량이 전혀 의미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유무죄 판단과 양형 판단은 구분됩니다. 압수된 액상 전체가 대마 성분 함유 제품으로 인정되더라도, 실제 THC 함량이 매우 낮은지, 인체에 미치는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소지 경위와 사용 가능성이 어떠했는지는 형을 정하는 과정에서 고려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액상형 대마 사건에서는 감정서의 결론뿐 아니라 감정 대상, 시료 채취 방식, 보관 상태, 분석 방법, 성분 검출 여부, 함량 표시 여부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단순히 “액상이었다”는 점만으로 충분한 것이 아니라, 해당 액상에서 대마 성분이 어떤 방식으로 확인됐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액상 물질은 고체나 분말과 달리 보관 상태에 따라 문제가 생길 여지도 있습니다. 용매 성분이 휘발되거나, 성분이 균일하게 섞이지 않아 채취 부위에 따라 농도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빛이나 온도에 노출될 경우 성분이 변성될 가능성도 있고, 용기 상태에 따라 시료 관리 문제가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액상형 마약 사건에서는 압수 시점부터 감정 완료 시점까지 증거의 동일성과 무결성이 유지됐는지가 중요합니다. 압수물이 언제, 어디서, 어떤 상태로 보관됐는지, 밀봉과 인계 절차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감정기관에 도착하기까지 기록에 공백은 없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다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공인 감정기관의 감정 결과는 법원이 기본적으로 신뢰하는 자료입니다. 감정서에 설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만으로 감정 결과가 곧바로 배척되는 것은 아닙니다. 감정 결과를 다투려면 구체적인 의문점이 제시돼야 합니다.

 

예를 들어 감정서에 분석 방법이 지나치게 간략하게 기재돼 있거나, 시료 채취 위치와 양이 불분명하거나, 압수물 보관·인계 기록에 공백이 있거나, 함량 산정 근거가 부족한 경우에는 감정의 신뢰성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형사재판에서는 재감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법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기존 감정기관에 보완 감정을 요구하거나 다른 기관에 감정을 촉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결과가 의심스럽다”는 막연한 주장만으로 재감정이 받아들여지기는 어렵습니다. 

 

액상형 대마 사건에서 중요한 것은 감정 결과를 무조건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서가 무엇을 증명하고 무엇을 증명하지 못하는지를 구분하는 일입니다. 대마 성분 검출 여부는 유무죄 판단과 관련되고, 실제 성분 함량과 위해성, 소지 경위, 사용 목적, 양은 양형 단계에서 별도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마약류 사건은 단순 소지라고 하더라도 처벌 수위가 가볍지 않고, 액상 제품은 일반 전자담배와 외형이 비슷해 유통·사용 경위가 쟁점이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감정서, 압수조서, 압수물 사진, 보관·인계 기록, 성분 분석 결과를 종합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액상형 대마 제품이 “전자담배처럼 보인다”거나 “성분이 소량일 것 같다”는 이유로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대마 성분이 포함된 액상 제품을 소지하거나 사용하면 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처벌될 수 있고, 성분 함량이 낮다는 사정은 책임이 없어지는 이유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