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물 삭제하면 실형 피할까?”…카메라등이용촬영죄 양형 기준은

 

Q1. 카메라등이용촬영죄는 촬영물을 유포하지 않았더라도 실형이 선고될 수 있나요?

 

A1. 카메라등이용촬영죄는 흔히 ‘불법촬영물을 유포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물론 유포 여부는 형량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러나 유포가 없었다고 해서 항상 벌금형이나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것은 아닙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1항은 카메라등이용촬영죄의 법정형을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양형위원회 양형기준상 카메라등이용촬영죄는 ‘디지털성범죄 > 카메라 등 이용촬영 > 제1유형 촬영’으로 분류됩니다. 기본영역은 징역 8개월에서 2년, 감경영역은 징역 4개월에서 10개월, 가중영역은 징역 1년에서 3년입니다.

 

법원은 단순히 촬영물이 유포됐는지만 보지 않습니다. 범행이 계획적으로 이뤄졌는지, 피해자가 여러 명인지, 범행이 반복됐는지, 촬영 장소가 어디인지, 범행 후 증거를 없애려 했는지, 피해 회복이 이뤄졌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봅니다.

 

예를 들어 화장실, 탈의실, 숙박시설, 직장 내 공간처럼 사생활 보호 기대가 큰 장소에 소형 카메라를 설치한 경우에는 계획성이 강하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피해자가 불특정 다수이거나 여러 명인 경우에도 피해 범위가 넓다고 판단됩니다.

 

또 상당한 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촬영이 이뤄졌다면 일회성 범행보다 죄질이 무겁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촬영물이 외부로 유포되지 않았더라도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대로 촬영물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은 점, 피해자와 합의해 처벌불원 의사가 제출된 점,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동종 전과가 없는 점, 재범 방지를 위한 치료나 교육을 받은 점 등은 유리한 양형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카메라등이용촬영죄에서 형량은 ‘유포했는지 여부’ 하나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유포가 없다는 점은 분명히 유리한 사정이지만, 범행의 반복성·계획성·피해자 수·촬영 장소·범행 후 태도에 따라 실형이 선고될 수 있습니다.

 

Q2. 촬영물을 삭제하면 피해 확산을 막은 것으로 볼 수 있나요, 아니면 증거인멸로 불리하게 보나요?

 

A2. 촬영물을 삭제한 행위는 양면적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먼저 수사기관의 출석 요구를 받은 뒤 촬영물을 삭제했다면, 법원은 이를 증거인멸 시도로 볼 수 있습니다. 실제 재판에서도 “범행 후 사진이나 영상을 삭제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했다”는 사정이 불리한 정상으로 언급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포렌식을 통해 삭제된 영상이 복원됐다면, 삭제 행위 자체가 ‘촬영물이 없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는 범행을 숨기려 한 정황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삭제 행위가 반드시 불리하게만 작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촬영물을 외부에 보내거나 유포하지 않고 곧바로 삭제한 경우에는 유포 의사가 없었다는 정황으로 주장할 여지도 있습니다.

 

법원도 사안에 따라 촬영물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았고, 유포 정황이 확인되지 않는 점을 유리하게 고려할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삭제 시점과 경위입니다. 적발 전후의 상황, 피해자에게 발각된 직후 삭제했는지, 수사기관 출석을 앞두고 삭제했는지, 삭제 전 외부 전송이나 공유가 있었는지, 클라우드나 메신저 등에 남아 있는 자료가 있었는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촬영물 삭제는 한편으로는 증거인멸 정황이 될 수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유포 의사가 없었다는 사정으로도 주장될 수 있습니다. 다만 수사 개시 이후 또는 출석 전 삭제라면 증거인멸로 불리하게 평가될 가능성이 더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