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말싸움이 흉기 사건으로”…유튜버 항소심도 실형

남성 유튜버 찌른 30대 여성 BJ, 징역 1년 6개월

 

인터넷 생방송 도중 남성 유튜버를 흉기로 찌른 30대 여성 유튜버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유튜브와 인터넷방송 시장이 커지면서 창작자 간 갈등이 명예훼손, 스토킹, 폭행·상해 등 실제 형사사건으로 번지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인천지법 형사항소4-2부(부장판사 류호중)는 10일 특수상해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은 A 씨(33·여)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당심에 이르기까지 상해로 인한 후유증을 호소하고 있으며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피고인은 과거 유사한 상해 사건으로 가정법원에서 소년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재범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우발적·충동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를 위해 공탁하는 등 나름의 노력을 했다”며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A 씨는 지난해 9월 20일 오전 2시 29분께 경기 부천시 원미구 한 상가건물에서 유튜버인 B 씨(30대·남)를 흉기로 찔러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B 씨는 복부와 팔 부위를 찔려 전치 8주의 상해를 입었다.

 

조사 결과 A 씨도 인터넷방송을 하는 BJ로 파악됐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자리에서 B 씨로부터 ‘사귀는 사이가 아니다’라는 말을 듣고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당초 A 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했으나, 이후 수사를 거쳐 죄명을 특수상해로 변경했다.

 

최근 유튜버·BJ 사이의 갈등이 온라인상 말다툼을 넘어 현실 공간의 폭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인터넷방송은 실시간으로 시청자와 연결되고, 댓글과 후원, 클립 영상 등을 통해 갈등이 반복적으로 확산되는 특성이 있다.

 

당사자 간 감정싸움이 시청자 반응과 결합할 경우 분쟁이 더 쉽게 격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인 미디어 산업의 성장도 이 같은 흐름과 맞물려 있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국세청에서 제출받은 ‘2020~2024년 귀속분 1인 미디어 창작자 수입 현황’에 따르면 2024년 종합소득세를 신고한 유튜버는 3만4천806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총 수입금액은 2조4천714억 원이었다.

 

2020년 9천449명이던 신고 인원은 5년 사이 3만 명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1인당 평균 수입도 5천651만 원에서 7천100만 원으로 25% 이상 증가했다.

 

시장 규모가 커질수록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조회수와 후원, 실시간 시청자 반응이 수익과 직결되면서 일부 방송에서는 자극적인 폭로, 맞방, 현장 대면 방송, 사과 방송 등이 반복된다. 이 과정에서 온라인상 명예훼손이나 모욕으로 시작된 갈등이 협박, 스토킹, 폭행·상해 등 복합적인 형사사건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유튜버 간 갈등이 중대 범죄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지난해 5월 부산 연제구 부산법원종합청사 앞에서는 생방송을 하던 유튜버가 다른 유튜버에게 흉기로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법조계에서는 인터넷방송 분쟁의 위험 요인으로 공개성과 지속성을 꼽는다.

 

방송 중 발언은 실시간으로 확산될 뿐 아니라 이후에도 영상, 댓글, 편집본을 통해 반복 소비된다. 당사자들이 감정적으로 대립한 상태에서 오프라인 대면 방송이나 합동 방송을 진행할 경우 물리적 충돌로 번질 위험도 커진다.

 

법무법인 태율 김상균 변호사는 “유튜버나 BJ 사이 갈등은 더 이상 단순한 인터넷 말싸움으로만 보기 어렵다”며 “방송 중 허위 발언은 업무방해나 명예훼손으로, 반복 연락과 공개 협박은 스토킹이나 보복협박으로, 대면 방송 중 충돌은 상해나 특수상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방송을 둘러싼 분쟁 구조와 플랫폼 문화 전반을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