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항소 남발” 지적에…검찰, 1심 무죄 항소도 외부 심의 검토

대검, 일선청 의견 수렴…검사장 허가 절차도 포함

 

검찰이 1심에서 전부 무죄가 선고된 사건에 대해 항소 여부를 외부 심의위원회에서 판단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용 가능성이 낮은 항소·상고를 줄이겠다는 취지지만, 일선에서는 피해자 보호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 공판송무부는 최근 ‘검사 구형 및 상소 등에 관한 업무처리 지침’과 ‘형사상고심의위원회 운영지침’ 개정안 초안을 일선 검찰청에 보내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개정안은 현재 운영 중인 형사상고심의위원회를 ‘형사상소심의위원회’로 확대 개편하는 것이다.

 

지금은 2심까지 전부 무죄가 선고된 사건을 상고할 때 주로 심의를 거치지만, 앞으로는 1심에서 공소사실 전부에 대해 무죄가 선고된 사건도 항소 단계에서 심의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검사는 1심 전부 무죄 사건에 대해 항소하려면 심의위 판단을 거쳐야 한다. 심의위 의결과 달리 항소하려는 경우 검사장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개정안에는 경미한 재산 범죄에 대한 항소를 자제하는 내용도 담겼다.

 

처벌 필요성, 재범 위험성, 피해 회복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항소 필요성이 낮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더라도 항소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취지다.

 

유죄 사건에 대한 항소 기준도 손질된다.

 

구형량과 선고형을 기계적으로 비교해 항소 여부를 정하는 관행을 줄이고, 대법원 양형기준 준수 여부, 양형 관련 추가 증거 제출 가능성, 원심 판단의 부당성 등을 함께 따지겠다는 것이다.

 

대검은 불필요한 상소가 피고인에게 장기간 재판 부담을 주고 사법 자원을 소모하게 한다는 점을 제도 개선의 배경으로 보고 있다.

 

1심 무죄 사건까지 외부 심의를 거치게 하면 검사의 항소가 보다 신중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9월 국무회의에서 검찰의 항소·상고 관행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당시 이 대통령은 “무죄가 선고된 사건에 대해 검찰이 면책을 위해 항소·상고를 반복하면서 국민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선 검사들 사이에서는 반발도 나온다. 피고인의 재판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는 이해하더라도, 1심 무죄 단계에서 검사의 항소가 제한되면 피해자의 불복 기회가 사실상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검사는 “피고인은 항소할 수 있는데 피해자를 대변하는 검사의 항소만 제한하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는다”며 “특히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고 피해 회복도 되지 않은 사건에서 항소를 자제하라는 기준은 현장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공소유지 여건이 충분하지 않은 사건에서 1심 무죄가 선고된 경우까지 항소가 제한되면 피해자가 결과를 납득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 검찰 간부는 “인력 부족으로 저년차 검사들이 공소유지를 맡는 사건도 적지 않다”며 “1심에서 충분히 다투지 못한 사건까지 항소가 제한되면 억울한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개정안은 공소청이 출범하는 오는 10월 2일부터 새 지침을 시행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검은 아직 확정된 방안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대검 관계자는 “현재는 일선 검찰청의 의견을 청취하는 단계”라며 “시행 여부나 세부 내용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