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동안 112 긴급 신고 전화에 1만6000번 넘게 전화를 걸어 욕설과 폭언을 반복한 5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경찰관들이 신고 내용의 진위와 긴급성을 쉽게 단정할 수 없는 위치에 있었다는 점에서 반복적이고 무분별한 신고의 책임이 무겁다고 봤다.
광주지법 제4형사부 이정호 재판장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모욕 등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A 씨와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고 12일 밝혔다.
A 씨는 2021년 12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전남 목포에서 112에 1만6568차례 전화를 걸어 욕설과 혼잣말을 반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 씨의 반복 신고와 폭언으로 피해를 호소한 상황실 근무 경찰관은 43명에 달했다.
A 씨는 경찰관 개인에게도 반복적으로 연락했다. 그는 2022년 10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전남 목포경찰서 소속 형사에게 495차례 문자메시지와 녹음파일을 보낸 혐의도 받는다. 메시지에는 경찰을 비하하는 표현 등이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2024년 1월 전남경찰청을 찾아가 경찰관에게 소리를 지른 혐의도 받았다. 경찰서 민원실 근무 경찰관들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게 된 뒤에는 “무고죄로 처벌하겠다”는 취지의 문자를 200차례 넘게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1심 재판부는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1심은 “피고인은 장기간 반복적으로 112 신고를 하면서 경찰관들에게 욕설, 폭언 등 공포심을 유발했고 스토킹 행위를 저질렀다”며 “피고인의 행동으로 경찰관들은 장기간 업무에 방해를 받으며 정신적 고통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판단도 같았다. 재판부는 “경찰관인 피해자들은 피고인의 전화 내용의 진위, 긴급성 등을 단정할 수 없는 상태에서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반복적이고 무분별한 신고나 연락을 외면하거나 차단하기 어려운 지위에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의 범행은 실제 발생하는 긴급 상황에서의 신고에 대한 신속 대응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112 반복 신고는 단순한 장난전화나 불만 표시로 끝나지 않는다. 신고 내용과 방식에 따라 정보통신망법 위반, 모욕, 협박, 업무방해, 공무집행방해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보통신망법은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문언, 음향, 영상 등을 반복적으로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반복 전화나 문자, 녹음파일 전송이 상대방에게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일으키는 수준에 이르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대법원도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정보에 해당하는지는 문언의 내용, 표현 방법, 발송 경위, 발송 횟수, 당사자 관계, 전후 사정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허위 신고로 경찰 출동을 유발한 경우에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가 문제 될 수 있다. 경찰관에게 폭행이나 협박을 하면 공무집행방해죄가, 특정 경찰관을 향해 욕설이나 비하 표현을 반복하면 모욕죄가 함께 적용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112 신고는 개인 불만을 쏟아내는 창구가 아니라 긴급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공공 안전망”이라며 “반복적인 욕설 전화나 문자 폭탄은 경찰관 개인을 괴롭히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도움이 필요한 시민의 신고 대응을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