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연평부대서 ‘선택적 모병제’ 재강조…병역제도 개편 논의 재점화

징집병 축소·직업군인 확대 추진
첨단 전장 대응…재정 부담 과제

 

이재명 대통령이 해병대 연평부대를 찾아 대선 공약인 '선택적 모병제' 구상을 다시 꺼내 들면서 병역제도 개편 논의가 재점화되고 있다. 병력 자원 감소와 첨단 전장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대안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재정 부담과 전투력 유지 방안 등을 둘러싼 논의도 이어질 전망이다.

 

24일 정치권과 국방부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인천 대연평도 해병대 연평부대를 찾아 장병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징집병을 최소화하고 모병을 통해 자기 직장으로서 군을 선택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우리 군도 많이 바뀌어야 한다”며 “첨단 과학기술로 재무장하는 과정에서 병사들의 역할도 첨단 무기체계를 운용하는 전문 병사와 전문 간부 중심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군에서 보내는 시간이 결코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 나가서도 충분히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군 체제를 바꿔보겠다"고 했다.

 

특히 장병들의 희생에 대한 보상 필요성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의무적으로 군에서 보내야 하는 시간이 손해처럼 느껴질 수 있다"며 "국가 공동체를 위해 특별한 희생을 치르는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제 신념"이라고 말했다.

 

안보에 대해서는 "싸워서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싸울 필요가 없게 만드는 것"이라며 "평화는 안보의 가장 튼튼한 기반"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평화 역시 적을 압도할 강력한 억지력을 토대로 해야 한다"며 국방력 강화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하려는 것은 선택적 모병제"라며 "예산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충분한 보수를 받는 직업군인을 선택하거나 단기 징병에 응하는 방식을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병제를 도입하면 전문 직종이 생길 수밖에 없고, 이를 통해 쌓은 경험은 사회에 나가서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선택적 모병제는 이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제시한 국방 공약이다. 지난해 5월 발표한 국방 분야 공약에서 문민통제 강화와 군 첨단화·스마트화, 국방 연구개발 투자 확대 등과 함께 선택적 모병제 도입 방안을 제시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현행 징병제를 유지하되 병역 대상자에게 복무 형태에 대한 선택권을 부여하고, 첨단 무기체계 운용 등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에는 직업군인 비중을 확대하는 구상을 내놨다. 단기 복무 인력과 장기 복무 전문인력을 병행 운용해 병력 감소와 전장 환경 변화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4월 국방과학연구소(ADD)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징병제와 모병제의 장점을 섞어 선택적 모병제를 운영하는 것이 맞겠다"고 밝힌 바 있다. 취임 이후에도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 등에서 군 구조 개편 필요성을 거론하며 관련 구상을 재차 언급했다.

 

국방부 역시 선택적 모병제를 포함한 병력 구조 개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이달 초 국방개혁 세미나에 선택적 모병제 도입과 병력 구조 개편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병력 감소와 전장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관련 개혁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드론과 인공지능(AI), 무인전투체계 중심으로 전쟁 양상이 변화하면서 단기 복무 병력 위주의 구조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군은 1948년 병역법 제정 이후 징병제를 근간으로 병력을 운영해왔다. 그동안 복무기간 조정이나 병력 규모 변화는 있었지만, 징집 체계 자체를 바꾸는 논의가 본격화한 것은 이례적이다. 관련 구상이 현실화할 경우 병력 운영 체계 전반에 구조적 변화가 불가피하다.

 

다만 제도 시행까지는 적지 않은 과제가 남아 있다. 직업군인 비중이 확대될 경우 급여와 복지 개선에 따른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단기 복무 기간이 줄어들 경우 충분한 전투 숙련도를 확보할 수 있을지 여부도 주요 쟁점이다. 지원자가 예상보다 적을 경우 병력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병역 의무자와 직업군인 간 형평성 문제 역시 향후 검토가 필요한 과제로 꼽힌다. 군 복무 형태에 따라 보상과 처우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