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자금 못 구한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확정 땐 파산 가능성

폐지 결정 확정되면 파산 절차 전환 가능성
법원 “운영자금 필요하지만 조달 안 돼”

 

서울회생법원이 운영자금을 마련하지 못한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를 폐지하기로 했다. 홈플러스가 즉시항고 기간 안에 자금을 조달해 폐지 결정의 부당성을 다투지 못하면 회생절차는 종료되고, 법원의 판단에 따라 파산 절차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는 3일 홈플러스에 대한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지 약 1년 4개월 만이다.

 

홈플러스는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을 사흘 앞둔 지난달 30일 수정 회생계획안을 제출했다. 수정안에는 기존 126개 점포를 67개로 줄이고, 인력을 약 50% 감축하는 내용과 영업 양도, 인수·합병 추진 방안 등이 담겼다.

 

그러나 재판부는 수정안을 포함해 제출된 회생계획안이 수행 가능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사업 부문 매각은 성사됐지만, 남은 사업 부문에 대한 인수·합병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영업을 계속하면서 매출은 줄고 급여, 물품대금채무, 조세 등 공익채권은 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공익채권은 회생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생긴 급여, 세금, 거래대금 등으로, 일반 회생채권이나 회생담보권보다 우선적으로 변제되는 채권이다. 회생기업이 영업을 계속할수록 공익채권이 늘어나면 회생계획을 수행하기 위한 자금 부담도 커진다.

 

재판부는 “홈플러스가 회생계획안을 수행하려면 최소 약 2000억 원의 운영자금이 필요하지만, 현재까지 이를 조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앞서 영업 양도와 긴급운영자금 대출을 통한 자금 마련에 필요한 기간을 고려해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을 두 차례 연장했으나, 추가 자금 조달은 이뤄지지 않았다.

 

채무자회생법은 회생계획 인가 전 단계에서 법원이 정한 기간 또는 연장한 기간 안에 제출된 회생계획안이 관계인집회의 심리나 결의에 부칠 만한 것이 못 되는 경우 법원이 직권으로 회생절차를 폐지하도록 정하고 있다.

 

회생절차 폐지 결정이 곧바로 파산 선고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홈플러스는 결정에 불복해 14일 이내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 즉시항고가 제기되면 폐지 결정의 확정이 미뤄지고, 항고심에서 자금 조달 가능성이나 회생계획 수행 가능성이 다시 판단될 수 있다.

 

다만 즉시항고가 받아들여지려면 단순히 회생을 계속하겠다는 의사만으로는 부족하다.

 

법원이 폐지 사유로 본 운영자금 부족 문제가 해소됐거나, 단기간 내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소명해야 한다.

 

항고가 제기되지 않거나 기각돼 폐지 결정이 확정되면 법원은 파산원인사실이 있는지 판단하게 된다.

 

채무자회생법은 회생계획 인가 전 회생절차 폐지 결정이 확정된 경우, 법원이 파산원인사실이 있다고 인정하면 채무자나 관리인의 신청 또는 직권으로 파산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홈플러스가 즉시항고 기간 안에 운영자금 조달 방안을 마련하면 회생절차가 다시 진행될 여지는 남아 있다. 반대로 자금 확보가 이뤄지지 않으면 폐지 결정 확정 이후 파산 절차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