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물머리 살인’ 선고 앞두고 발견된 시신…1심 변수 되나

간접증거만으로도 살인죄 판단 가능…
검찰, 부검 결과 따라 공소장 변경 검토

 

살인 사건에서 피해자의 시신이 선고 직전 뒤늦게 발견되면 재판은 미뤄질까.

 

시신은 사망 사실과 사인, 범행 방법을 확인할 수 있는 핵심 증거지만, 발견됐다는 이유만으로 진행 중인 재판이 곧바로 멈추는 것은 아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1일 이른바 ‘두물머리 살인 사건’ 피해자의 시신이 사건 발생 반년 만에 발견되면서 오는 23일 예정된 1심 선고가 그대로 이뤄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피해자는 지난 1일 경기 양평군 양서면 남한강에서 발견됐다. 이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DNA 감정을 통해 신원이 확인됐고 장례 절차도 마무리됐다.

 

다만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기 위한 부검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성모 씨(35)는 피해자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성 씨가 피해자의 목을 졸라 살해한 것으로 보고 공소를 제기했다.

 

시신이 발견되면서 부검 결과가 검찰이 적시한 범행 방법과 들어맞는지, 사인을 어느 정도까지 확인할 수 있는지가 선고를 앞둔 변수로 떠올랐다.

 

살인 사건에서 시신이 발견되면 우선 피해자의 신원과 사망 원인이 확인 대상이 된다. 신원 확인은 피해자가 실제 사망했다는 점을 뒷받침하고, 부검 결과는 사망 원인과 범행 방법을 판단하는 자료로 쓰인다.

 

목을 졸라 살해했다는 혐의라면 목 부위 손상이나 질식 관련 소견 등이 기존 공소사실을 뒷받침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게 검토된다.

 

그렇다고 부검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법원이 반드시 선고를 미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살인죄는 시신이나 부검 결과만으로 판단되는 범죄가 아니기 때문이다. 피해자의 마지막 행적, 피고인과의 관계, 통신 기록, CCTV, 혈흔, 범행 전후 정황, 관련자 진술 등 간접증거를 종합해 피해자의 사망과 피고인의 살해 행위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면 유죄 판단이 가능하다.

 

다만 부검 결과가 기존 혐의 내용과 맞지 않거나 사인을 특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나오면 재판 흐름은 달라질 수 있다.

 

다른 사망 가능성이 배제되지 않을 경우 변호인 측은 살해 방법과 인과관계를 다시 다툴 수 있고, 재판부도 선고 전 새 증거를 심리할 필요가 있는지 검토할 수 있다.

 

검찰 역시 부검 결과에 따라 공소장 변경을 검토할 수 있다.

 

범행 일시와 장소, 피해자, 피고인의 살해 행위라는 기본적인 사실관계가 유지된다면 구체적인 범행 방법을 정리하거나 예비적 공소사실을 추가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다만 공소장 변경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만 허용된다.

 

선고를 미룰 경우 피고인의 신병 문제도 함께 고려될 수밖에 없다.

 

성 씨는 지난 1월 24일 구속된 것으로 전해졌다. 형사소송법상 1심 구속기간은 기본 2개월이고, 2개월 단위로 두 차례 갱신할 수 있어 통상 최대 6개월까지 가능하다.

 

이달 하순이면 1심 구속기간 만료 시점이 다가오는 만큼 재판부가 변론을 다시 열 경우 구속기간과 선고 일정도 함께 따져봐야 한다.

 

법조계에서는 시신 발견 자체보다 부검 결과의 내용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부검 결과가 검찰 주장과 부합하면 기존 증거를 보강하는 자료가 되지만, 사인 불명이나 다른 사망 가능성이 제기되면 선고 연기나 항소심 쟁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안팍 박민규 변호사는 “시신이 발견됐다고 해서 재판이 자동으로 중단되는 것은 아니지만, 사인과 범행 방법은 살인 사건의 핵심이기 때문에 부검 결과가 기존 공소사실과 맞는지는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며 “선고 직전에 나온 증거가 유무죄나 양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되면 재판부가 변론을 다시 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신이 없던 사건에서도 간접증거만으로 살인죄가 인정된 사례는 있지만, 시신이 발견된 이상 그 결과를 외면하기는 어렵다”며 “문제는 부검 결과가 언제 나오고, 그 내용이 기존 증거 판단을 보강하는지 아니면 흔드는지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