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증인으로 선 김신혜 옛 변호인 “끝까지 무죄 주장했다”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해 무죄 주장
“범행 동기 불명확…사건 초기부터 부인”

 

친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김신혜 씨(47)의 항소심에서 과거 김 씨의 변호를 맡았던 변호사가 “범행 동기와 보강증거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됐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광주고법 형사1부(재판장 김진환)는 16일 존속살해와 사체유기 혐의로 기소돼 재심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김 씨에 대한 항소심 공판을 열었다.

 

김 씨는 23세였던 2000년 3월 7일 전남 완도군에서 수면제 30여 알을 양주에 타 아버지 A씨(당시 52세)에게 마시게 해 숨지게 한 뒤, 같은 날 오전 5시 50분께 완도군 정도리의 한 버스정류장 앞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수사기관은 김 씨가 아버지로부터 성적 학대를 당했고 거액의 보험금을 노리고 범행한 것으로 판단했다.

 

김 씨는 친척과 함께 경찰서를 찾아가 “내가 범인”이라고 자백했다.

 

그러나 재판 과정에서는 “고모부로부터 동생이 아버지를 죽인 것 같다는 말을 듣고 동생 대신 교도소에 가려고 거짓 자백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법원은 김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고 판결은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이후 김 씨는 경찰의 강압수사와 영장 없는 압수수색 등 수사 과정의 위법성을 주장하며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2015년 김 씨의 재심 청구를 받아들였다.

 

재심 1심 재판부는 김 씨가 동생을 보호하기 위해 거짓 자백을 했으며 경찰의 강압수사로 확보된 진술과 관련 증거는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또 검찰이 제시한 범행 동기와 범행 방법이 공소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며 김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사실오인과 법리오해를 이유로 항소했다. 이날 재판에는 재심 이전 재판에서 김 씨의 변호를 맡았던 변호사가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했다.

 

증인은 “김 씨는 사건 초기부터 범행을 부인했고 재판 과정에서도 끝까지 무죄를 주장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당시 김씨의 노트를 범죄 증명 정황으로 삼았다. 해당 노트에는 수면제와 보험금 수령액 등에 관한 내용이 적혀 있었지만 수사기관이 적법한 영장 없이 노트를 압수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위법수집증거로 판단됐다.

 

증인은 “27년이 지나 당시 해당 노트에 관해 법정에서 어떤 의견을 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며 “다만 경찰이 김 씨의 집에 있던 물건을 모두 가져간 사실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신혜 씨의 범행 동기가 명확하지 않고 보강증거도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기징역이라는 어이없는 재판 결과가 나와 많은 세월이 흘렀다”며 “김 씨에게 좋은 결과가 주어진다면 남은 인생을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재판부는 오는 9월 17일 항소심 공판을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