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외국인 유학생의 체류 기간을 최대 4년으로 제한하는 비자 규정 개편안을 확정했다. 수십 년간 유지돼 온 ‘체류자격 유지’ 방식이 폐지되면서 박사과정이나 의료수련 등 장기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외국인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미 국토안보부(DHS)는 16일(현지시간) 유학생에게 발급하는 F 비자와 교환방문자 대상 J 비자, 외신 종사자 대상 I 비자의 체류 기간과 연장 절차를 변경하는 최종 규정을 공개했다.
새 규정은 학업이나 교환 프로그램, 취재 활동을 계속하는 동안 체류를 허용하던 ‘체류자격 유지’(Duration of Status·D/S) 방식을 폐지하고, 입국 단계에서 일정한 체류 만료일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F 비자를 소지한 유학생은 최대 4년까지만 미국 체류를 허가받는다. 4년을 넘겨 학업을 계속하려면 국토안보부에 체류 기간 연장을 신청하거나 미국 밖으로 출국한 뒤 다시 입국해야 한다.
J 비자 소지자에게도 최대 4년의 체류 기간이 적용된다. I 비자 소지자는 한 번에 최대 240일 동안 체류할 수 있으며, 중국 국적 외신 종사자는 최대 90일로 제한된다.
기존에는 F 비자 유학생이 미국에 입국할 때 출입국 기록인 I-94에 특정한 출국 기한 대신 ‘D/S’가 기재됐다. 비자에 적힌 유효기간과 실제 미국에서 체류할 수 있는 기간도 반드시 일치하지 않았다.
유학생이 적법한 학생 신분을 유지하고 학교가 유학생정보시스템(SEVIS)에 등록된 프로그램 종료일을 연장하면, 비자 유효기간이 끝났더라도 미국 안에서 학업을 이어갈 수 있었다.
학위를 마친 F 비자 소지자에게는 통상 60일의 출국 준비 기간이 주어졌다. 다만 무단 휴학이나 학업 중단, 허가받지 않은 취업 등으로 학생 신분을 상실하면 D/S에 따른 체류 근거도 사라졌다.
J 비자 역시 DS-2019에 기재된 연구·연수·의료수련 프로그램을 정상적으로 이행하는 동안 체류가 허용됐으며, 프로그램 종료 뒤에는 통상 30일의 출국 준비 기간이 인정됐다.
그러나 새 규정이 시행되면 학교나 프로그램 운영기관이 종료일을 연장하는 것만으로는 장기 체류를 이어갈 수 없게 된다. 정해진 체류 기간을 넘기려면 당사자가 국토안보부에 별도의 연장 신청을 하고 심사를 받아야 한다.
특히 통상 4년 이상 걸리는 박사과정과 장기 연구, 의료수련 프로그램 참가자에게 직접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연장 신청이 지연되거나 거부되면 학업이나 연구를 중단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 밖으로 출국한 뒤 재입국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 경우 해외 미국 공관에서 비자를 다시 발급받고 입국 심사도 거쳐야 한다. 비자 발급이 지연되거나 입국이 거부되면 학업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새 규정은 시행일 이전에 비자를 발급받아 이미 미국에 체류하고 있는 사람에게도 적용된다.
시행일 현재 D/S 방식으로 체류 중인 F·J 비자 소지자는 기존 프로그램 종료일과 시행일부터 4년이 되는 날 가운데 먼저 도래하는 날까지만 체류할 수 있다. I 비자 소지자는 시행일부터 최대 240일 동안 체류가 인정된다.
D/S 폐지 시도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2020년 F·J·I 비자 소지자에게 고정된 체류 기간을 적용하는 규정안을 추진했으나 최종 시행하지 못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2025년 8월 D/S를 폐지하고 체류 기간 연장 절차를 도입하는 내용의 규정안을 다시 공고한 뒤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이번 최종 규정을 마련했다.
최종 규정은 17일 연방관보에 게재될 예정이다. 예정대로라면 게재일부터 60일 뒤인 오는 9월 15일부터 시행된다. 다만 의회 검토 과정에서 일정이 변경되면 국토안보부가 실제 시행일을 다시 공고할 예정이다.
국토안보부는 학생과 교환방문자, 외신 종사자 관련 비자 발급과 입국 건수가 증가하면서 체류 현황을 관리하는 데 어려움이 커졌다고 제도 개편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2024년 학생 비자를 이용한 미국 입국 건수는 180만 건을 넘어 전년보다 11% 이상 증가했다. 2024 회계연도에는 50만 명 이상의 교환방문자와 3만7300명의 외신 종사자에게 비자가 발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