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이 초박빙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승부처가 호남과 수도권으로 옮겨가고 있다. 충청과 부산·울산·경남(PK)에서 정청래·김민석 후보가 1승씩을 주고받으면서 전체 권리당원의 70% 이상이 몰린 남은 순회경선이 당권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후보는 전날 치러진 부산·울산·경남 권리당원 투표에서 2만 5189표(46.65%)를 얻어 1위에 올랐다. 김 후보는 2만 3675표(43.85%), 송영길 후보는 5129표(9.5%)를 기록했다.
정 후보는 울산에서는 김 후보에게 뒤졌지만 권리당원 비중이 큰 부산과 경남에서 앞서며 부울경 전체 승리를 가져왔다.
앞서 첫 순회경선이 열린 충청권에서는 김 후보가 3만 632표(45.05%)를 얻어 정 후보를 303표 차로 제쳤다.
충남 금산을 지역구로 둔 정 후보의 우세가 예상됐던 지역에서 김 후보가 승리하며 초반 판세를 흔들었다. 하지만 정 후보가 곧바로 부울경에서 반격에 성공하면서 당권 경쟁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현재까지 누적 득표는 정 후보가 5만 5518표(45.51%), 김 후보가 5만 4307표(44.52%)다. 격차는 1211표, 득표율 차이는 0.99%포인트에 불과하다. 두 차례 순회경선만으로는 어느 후보도 우위를 장담하기 어려운 구도다.
두 후보는 나란히 남은 경선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 후보는 결과 발표 직후 "조직도 없고 국회의원도 없었던 노무현 대통령이 조직과 줄세우기를 이겨냈듯 이번에도 당원이 승리할 것"이라며 "노무현 정신으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김 후보는 부울경 결과를 '선방'으로 규정했다. 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1200표 차면 충분히 선방한 결과"라며 "호남과 수도권에서 1순위 득표를 앞설 것으로 본다. 두 지역에서 비등하거나 조금만 앞서도 전체적으로 승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첫 주말 경선 결과만으로 판세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지금까지 투표가 진행된 충청권과 부울경의 권리당원 비중이 전체의 20%에도 미치지 않는 데다, 두 후보 모두 45% 안팎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팽팽한 접전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3위인 송 후보의 존재도 변수로 꼽힌다. 이번 전당대회에는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최하위 후보를 선택한 당원의 2순위 표를 상위 후보에게 재배분하는 선호투표제가 처음 적용된다. 송 후보가 확보한 약 10%의 득표율이 결선 국면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호남·수도권 권리당원 70%…판세 분수령
충청과 부울경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하면서 정치권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호남으로 향하고 있다.
민주당 권리당원은 약 150만 명 규모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광주·전남·전북 등 호남권 권리당원은 약 50만 명에 달한다.
특히 광주와 전남에만 31만 명 안팎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두 후보의 격차가 1211표에 불과한 만큼 호남 표심만으로도 판세는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호남의 영향력이 커진 배경에는 전당대회 룰 변화가 있다. 이번 전당대회부터는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가치를 사실상 동일하게 반영하는 '1인 1표제'가 처음 적용됐다.
당대표 선거는 대의원·권리당원 투표 70%와 국민 여론조사 30%를 합산하지만, 당원 투표에서는 과거와 달리 대의원 표에 별도 가중치를 두지 않는다. 권리당원 규모 자체가 당권 경쟁의 핵심 변수로 떠오른 셈이다.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인 호남은 역대 전당대회마다 당심의 향방을 가늠하는 분수령 역할을 해왔다. 이번에도 호남에서 형성된 흐름이 이후 경선 구도까지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호남에 이어 마지막 승부처는 수도권이다. 서울·경기·인천에는 전체 권리당원의 약 40%가 집중돼 있다.
호남에서 우위를 점한 후보가 기세를 이어갈 경우 수도권에서 승기를 굳힐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호남에서도 접전이 이어질 경우 수도권이 사실상의 결승 무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민주당은 오는 8일 제주·인천, 9일 강원·대구·경북, 15일 전북·광주·전남, 16일 경기·서울 순으로 순회경선을 이어간다.
제주·인천과 강원·대구·경북에서도 큰 격차가 벌어지지 않을 경우 호남에서 당권 경쟁의 윤곽이 드러나고, 수도권에서 최종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