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일하니 공무원” 특검 수사관 주장…법원 “국가공무원 아니다”

특검법에 공무원 신분 부여 규정 없어

 

김건희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소속 특별수사관이 국가공무원 지위를 인정해 공무원연금에 가입하게 해달라며 소송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원은 특별수사관에게 공무원에 준하는 보수를 지급하고 사법경찰관 직무를 맡기더라도, 법률에 공무원 신분을 부여하는 규정이 없는 이상 국가공무원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판사 양상윤)는 변호사 손 모 씨가 공무원연금공단과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공단을 상대로 한 공무원연금 가입 거부 취소 청구를 각하하고, 국가를 상대로 한 국가공무원 지위 확인 청구를 기각했다.

 

손 씨는 지난해 7월 김건희특검팀 특별수사관으로 임명된 뒤 국민신문고를 통해 공무원연금공단에 자신이 공무원연금법상 공무원에 해당하는지를 질의하고 기여금 납부를 신청했다.

 

공단은 같은 해 8월 “특별검사가 임명한 특별수사관은 현행법상 공무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회신했다. 손 씨는 공단 회신을 취소하고 자신이 국가공무원 지위에 있다는 점을 확인해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공단의 회신이 취소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공무원연금 가입 자격은 공단의 승인이나 별도 처분에 따라 부여되는 것이 아니라 법률이 정한 공무원 신분을 취득하면 발생한다”며 “공단의 민원에 답변한 행위는 가입 여부를 새로 결정하거나 권리·의무를 변경한 처분이 아니라 공무원연금 적용 여부를 안내한 통지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특별수사관을 국가공무원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손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김건희특검법은 특별수사관에게 3급부터 5급까지의 별정직 국가공무원에 준하는 보수와 대우를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면서도 “특별수사관을 국가공무원으로 임명하거나 공무원 신분을 부여한다는 규정은 두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른 법률에서 공무원 신분을 부여할 때에는 ‘공무원으로 보한다’는 규정을 별도로 두고 있다는 점도 판단 근거로 삼았다.

 

보수와 대우를 공무원 수준으로 정한 규정만으로는 국가공무원법상 신분까지 인정할 수 없다고 봤다.

 

손 씨는 특검법이 특별수사관을 벌칙 적용 과정에서 공무원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해당 조항이 특별수사관의 신분을 일반적으로 공무원으로 정한 규정이 아니라, 형법이나 다른 법률의 벌칙을 적용할 때에만 공무원으로 보도록 범위를 한정한 규정이라고 판단했다.

 

특별수사관이 특검의 수사 대상 사건에서 사법경찰관 직무를 수행한다는 점도 국가공무원 지위를 인정할 근거가 되지 못했다.

 

재판부는 “선장이나 공기업·공공기관 직원 등 공무원이 아닌 사람에게도 특정 업무에 한해 사법경찰권을 부여하는 제도가 존재한다”며 “사법경찰관 직무 수행 여부와 국가공무원 신분은 별개의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특별수사관에게 국가공무원 지위를 인정하지 않더라도 특별검사 제도의 운영이 불가능해지거나 국가의 본질적인 기능이 훼손된다고 볼 사정도 없다”고 했다.

 

손 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