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수용시설 인권침해 피해생존자들과 여야 의원들이 진실규명 이후에도 피해자가 국가를 상대로 다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야 하는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며 특별법의 조속한 심의·통과를 촉구했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피해생존자 및 지원단체와 기자회견을 열고 '집단수용시설 등 인권침해 피해자의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특별법'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했다.
참석자들은 형제복지원과 선감학원, 영화숙·재생원, 덕성원 등 집단수용시설에서 강제수용과 강제노역, 폭행, 성폭력 등 중대한 인권침해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실규명 결정을 받고도 피해자들이 국가배상을 받기 위해 다시 소송을 제기해야 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남인순 의원은 "진실규명 결정 이후에도 피해자들이 다시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피해 사실까지 입증해야 하는 현실이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별 시설이 아닌 국가 권력에 의한 구조적 인권침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국가가 피해자들에게 책임 있게 응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예지 의원은 "진실규명만으로는 끝날 수 없다"며 "국가는 피해생존자들에게 더 이상 고통을 반복해 증명하도록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특별법을 조속히 처리해 피해 회복과 명예회복을 국가 책임 아래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이 대표발의한 특별법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피해 회복 및 재발방지 책무를 규정하고, 국무총리 소속 심의위원회를 설치해 보상과 명예회복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중앙·지역 피해회복지원센터를 설치해 심리 회복과 자립생활, 법률·의료 지원을 제공하고, 성년후견과 신탁 등 재산관리 지원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피해생존자들은 국가가 인정한 피해를 다시 법정에서 입증해야 하는 현행 제도가 또 다른 고통을 낳고 있다고 호소했다.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생존자·실종자·유가족모임 한종선 대표는 "말조차 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피해 사실을 입증하라고 하는 것은 국가의 책임 회피"라고 했다.
이어 "피해생존자들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하려면 국가가 먼저 사과하고 피해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해야 한다"며 "말하지 못하는 피해자들을 위해 함께해 달라"고 호소했다.
서울시립아동보호소 피해생존자협의회 장창열 대표는 "진실화해위원회 조사를 받은 뒤 또다시 소송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버겁다"며 "피해자가 소송 없이도 구제받을 수 있도록 특별법을 하루빨리 통과시켜 달라"고 강조했다.
영화숙·재생원 피해생존자협의회 손석주 대표는 "유엔 고문방지위원회도 피해자들이 별도의 소송 없이 구제와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국내법 정비를 권고했다"며 "국회가 특별법을 조속히 처리해 국가폭력 피해자들이 더 이상 같은 고통을 겪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