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인 김민석·송영길 후보가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후임 제청 지연을 문제 삼으며 탄핵론을 제기했다. 지난 3월부터 이어진 대법관 공석과 후임 대법관 2명의 동시 제청 가능성이 당권 경쟁의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6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송 후보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위에 군림하려는 위헌적 사법 권력은 반드시 심판받아야 한다”며 조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 추진 방침을 밝혔다.
송 후보는 조 대법원장이 지난 3월 퇴임한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 후보를 추천받고도 임명 제청에 나서지 않은 점을 직무유기로 주장했다.
그는 “대법관 공석이 다섯 달째 이어지며 수천 건의 재판이 밀리고 있다”며 “헌법상 제청은 대법원장의 권한이기 이전에 의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당시 사법부의 대응과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도 탄핵 사유로 들었다. 국회 권한 침해에 대한 권한쟁의심판과 직무유기 고발, 탄핵소추를 함께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김 후보도 송 후보의 주장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냈다. 김 후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송 후보의 기자회견 내용을 공유하며 “공감한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개혁을 넘어 사법개혁과 경찰개혁의 과제가 여전하다”며 “헌법과 국민을 무시하는 그 누구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적었다.
이번 당권 경쟁에서 조 대법원장 탄핵 가능성을 먼저 언급한 후보는 김 후보다.
그는 지난달 30일 노 전 대법관 후임 제청은 미루면서 오는 9월 퇴임하는 이흥구 대법관의 후임 인선을 진행하는 상황을 두고 “선택적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두 후보가 문제 삼는 핵심은 장기간 이어진 대법관 공석이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월 김민기·박순영 서울고법 고법판사,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 윤성식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 4명을 노 전 대법관의 후임 후보로 추천했다.
조 대법원장은 이 가운데 1명을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해야 하지만 아직 후보자를 정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대법원은 오는 9월 퇴임하는 이 대법관의 후임 인선 절차도 진행하고 있다.
후보추천위는 지난 4일 김문관 부산지방법원장,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 김예영 서울남부지법 부장판사, 김정중 광주지법 부장판사 등 4명을 제청 후보로 추천했다. 대법원은 7일까지 이들에 대한 각계 의견을 수렴한다.
조 대법원장은 후보추천위 접견에서 “지난번에 좋은 추천을 해주셨는데 아직 마무리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앞으로 합쳐서 다 열심히 잘해보겠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이 발언을 두고 노 전 대법관과 이 대법관의 후임을 동시에 제청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먼저 공석이 된 자리의 인선은 5개월 넘게 멈춰 있는 반면 후속 인선은 예정대로 진행되면서 두 자리를 한꺼번에 채우는 방안이 거론되는 것이다.
후임 제청이 늦어지는 배경에는 대통령실과 대법원 사이의 인선 조율 문제가 자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과 국회의 동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만큼 양측의 의견이 맞지 않으면 절차가 장기화할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김 후보와 송 후보가 탄핵론에 함께 올라탄 배경으로 민주당 전당대회 구도를 꼽는다.
호남·수도권 경선을 앞두고 검찰개혁에 이어 사법개혁까지 전면에 내세워 개혁 성향 당원들에게 선명성을 부각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조 대법원장 탄핵론은 지난 3월 범여권 일각에서 제기됐다가 당 지도부가 제동을 걸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이후 대법관 공석이 장기화하고 동시 제청 가능성까지 불거지면서 5개월 만에 다시 당권 경쟁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다만 헌정사상 전례가 없는 대법원장 탄핵을 전당대회 경쟁 수단으로 활용하는 데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대법관 제청 지연의 책임을 따지는 것과 별개로 사법부 수장의 거취가 선명성 경쟁에 소비될 경우 사법개혁의 본질이 정치적 구호에 가려질 수 있다는 시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