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은 업무의 연장”이라며 참석을 사실상 강요한 팀장에게 연장근로수당을 요구했다가 ‘MZ 빌런’이라는 면박을 들었다는 신입사원의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회식도 업무라며 강요한 회사에 수당을 청구한 뒤 면박을 듣고 MZ 빌런이 돼 억울하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입사 6개월 차 신입사원 A씨는 평소 회식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팀장이 “회식 자리가 진짜 업무의 연장선”이라며 참석을 중요하게 여겨 매번 거절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팀장은 약 3시간 동안 이어진 술자리에서 다음 달 핵심성과지표(KPI) 설정과 업무 프로세스 개선안 등을 계속 설명했다. 회식은 오후 11시가 다 돼서야 끝났다.
A씨는 월요일 출근 후 팀장에게 “회식 때 업무 논의가 길어져 늦게 끝났는데 연장근로수당을 신청하거나 대체휴무를 받을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나 팀장은 “회식 때 비싼 한우까지 샀는데 무슨 수당이냐”며 A씨를 질책했다. 주변 동료들도 “사회생활을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라며 A씨를 나무랐다.
A씨는 “업무의 연장이라며 참석시켰고 실제로 3시간 넘게 업무 이야기를 했는데 수당을 청구하는 게 빌런 같은 행동이냐”며 “회사 규정상 공식 회식이 근로시간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은 알지만 실질적인 업무 지시가 있었다면 이야기가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권리만 주장하는 신입사원인지, 시대에 맞지 않는 회식 문화에 희생당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퇴사까지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법률사무소 로유 배희정 변호사는 회식 시간이 항상 근로시간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참석이 사실상 강제됐는지, 불참할 경우 인사평가나 업무 배제 등 불이익이 있었는지, 회식 자리에서 실제 업무 지시가 이뤄졌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50조는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에 있는 대기시간 등을 근로시간으로 본다고 규정한다.
대법원도 근로자가 해당 시간을 자유롭게 이용하지 못한 채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았다면 실제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더라도 근로시간에 포함될 수 있다고 판단해 왔다.
배 변호사는 “팀장이 회식을 ‘업무의 연장’이라고 반복적으로 말한 사정만으로 참석의 강제성이 곧바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며 “회식 불참자에게 사유를 보고하도록 했는지, 불참을 이유로 질책하거나 인사상 불이익을 준 전례가 있는지, 출석 여부를 별도로 확인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회식 중 KPI 설정과 업무 절차 개선안을 논의하고 그 자리에서 결정된 내용이 이후 실제 업무에 반영됐다면 단순한 친목 모임보다 업무 수행에 가까운 정황으로 볼 수 있다”며 “회식 공지와 메신저 대화, 참석자 진술, 회식 이후 내려진 업무 지시 등이 판단 자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식 시간이 근로시간으로 인정돼 법정근로시간인 1일 8시간 또는 1주 40시간을 초과했다면 연장근로수당을 청구할 수 있다.
오후 10시 이후 근로에는 야간근로 가산수당도 적용될 수 있다. 다만 대체휴무를 받으려면 회사의 관련 제도나 근로자대표와 체결한 보상휴가제 서면합의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배 변호사는 “A씨가 수당이나 대체휴무가 가능한지 문의한 것 자체를 부당한 요구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실제로 수당을 인정받으려면 회식 참석이 사실상 강제됐고 그 시간 동안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업무를 수행했다는 점을 뒷받침할 자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