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협‧방미통위 공조…변호사 사칭 피싱 사이트 31건 차단

변호사 정보 도용해 선입금 유도
변협 “사무소‧연락처 확인 당부”

 

 

대한변호사협회가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와 공조해 실제 변호사의 신상정보를 도용한 허위 법률사무소 사이트 31곳을 접속 차단했다.

 

8일 대한변협에 따르면 최근 신원 미상의 운영자들이 변호사의 이름과 사진, 약력 등을 무단 도용해 가짜 법률사무소 홈페이지를 개설한 뒤 법률상담을 유도한다는 신고가 잇따라 접수됐다.

 

이들은 도용한 정보를 이용해 실제 법률사무소나 소속 변호사인 것처럼 꾸민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비대면 상담을 유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사기 피해금 회수나 계좌 추적을 내세워 이미 피해를 본 사람들에게 접근한 뒤 상담료와 착수금 등의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대한변협은 변호사 사칭 범죄가 의심되는 사이트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관련 목록을 취합한 뒤 방미통위에 조사와 접속 차단을 요청했다.

 

방미통위는 지난 4일 심의 결과를 대한변협에 회신했다. 대한변협이 심의를 요청한 사이트 가운데 증거 불충분으로 각하된 3건을 제외한 31건이 관련 법령과 심의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시정요구와 접속 차단 조치를 내렸다.

 

실제로 가짜 로펌 홈페이지를 앞세워 보이스피싱 피해자에게 접근한 사례도 확인됐다.

 

본지가 지난 6월 만난 제보자 A씨는 보이스피싱으로 전세금 상당액을 잃은 뒤 피해금을 돌려받을 방법을 찾던 중 페이스북에서 ‘사기 피해금을 찾아준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발견했다.

 

게시물에는 로펌 소속 변호사가 직접 사건을 검토하고 계좌 추적 등을 통해 피해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A씨가 게시물에 적힌 라인 연락처로 문의하자 상대방은 로펌 명함과 변호사 이름을 보내며 홈페이지 주소를 안내했다.

 

해당 홈페이지에는 변호사 수십명의 얼굴 사진과 이름, 학력, 주요 경력, 담당 분야 등이 정리돼 있었다.

 

사무실 전화번호와 주소까지 기재돼 있어 겉보기에는 일반 법무법인 홈페이지와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상대방은 구체적인 사건 내용을 확인하기도 전에 피해금 회수가 가능하다며 상담료와 선입금을 요구했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A씨가 상담을 맡는다는 변호사를 검색한 결과, 홈페이지에 표시된 법무법인과 실제 소속이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당시 본지가 해당 홈페이지에 기재된 메신저를 통해 직접 상담을 요청했을 때도 상담원은 사건 종류만 확인한 뒤 “상담료를 입금하면 변호사 일정을 잡아주겠다”며 선입금을 요구했다.

 

홈페이지에 구성원으로 소개된 변호사 약 20명 가운데 일부는 다른 법무법인에서 근무하는 현직 변호사의 이름과 사진을 도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변호사는 실제로 다른 법무법인에 소속된 로스쿨 출신이었지만, 가짜 홈페이지에서는 부장판사 출신으로 소개됐고 학력과 주요 경력도 사실과 다르게 기재돼 있었다.

 

허위 법률사무소뿐만 아니라 대한변협의 명칭을 직접 도용해 피해자들을 끌어들이는 수법도 확인됐다.

 

페이스북에서는 ‘대한변호사협회’를 사칭한 계정이 협회에 등록되지 않은 법률사무소를 홍보한 사실이 드러났다. 해당 페이지에는 ‘사기 피해금을 찾아준다’, ‘계좌 추적으로 피해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등의 게시물이 올라와 있었다.

 

실제 변호사나 대한변협을 사칭해 피해금 회수를 약속한 뒤 상담료나 착수금을 요구하는 수법은 이미 한 차례 사기를 당한 피해자를 다시 노린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금전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대한변협은 이번 접속 차단에 그치지 않고 변호사 사칭 범죄를 상시 모니터링하는 한편, 적발된 불법 사이트에 대해서는 관계 기관과 협력해 법적 조치에 나설 방침이다.

 

대한변협 관계자는 “온라인으로 사건을 위임하거나 법률상담을 받을 때는 대한변협 공식 홈페이지 등을 통해 정식으로 등록된 변호사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