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스토킹 사범 가석방 ‘원칙적 제한’ 없어…“재접촉 위험 따져야”

특정 피해자 상대 반복 범행 특성…
전문가 “피해자 관계까지 면밀히 봐야”

 

스토킹처벌법 위반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교정시설에 수용된 스토킹 사범은 가석방 심사에서 성폭력 사범과 별도의 범죄군으로 분류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정 피해자를 상대로 범행이 반복되는 스토킹의 특성을 고려해 재접촉 가능성과 재범 위험성을 보다 세밀하게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더시사법률 취재를 종합하면 스토킹 관련 112 신고는 2021년 1만4509건에서 2025년 4만4684건으로 4년 만에 3배 이상 증가했다.

 

스토킹은 특정 피해자를 상대로 접근하거나 따라다니고 반복적으로 연락하는 범죄다. 피해자가 가해자와 관계를 끊으려 한 뒤에도 범행이 계속되거나 폭행·협박, 성폭력 등 다른 범죄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스토킹처벌법 시행 이후 신고와 형사처벌이 늘면서 실형을 선고받아 교정시설에 수용되는 스토킹 사범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가석방 심사에서는 성폭력 사범과 다른 범죄군으로 다뤄진다.

 

법무부 관계자는 “성폭력 사범과 스토킹 사범은 가석방 심사상 별도의 범죄군으로 분류하고 있다”며 “스토킹 사범은 해당 범죄의 특성에 맞는 기준에 따라 가석방 신청과 심사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성폭력 사범은 마약사범 등과 함께 피해의 중대성과 재범 위험성 등을 고려해 가석방 단계에서 엄격하게 심사해 온 대표적인 범죄군이다.

 

법무부는 2019년 성범죄와 가정폭력 등 재범 위험성이 높거나 피해가 큰 상습범에 대해서는 가석방을 원칙적으로 제한하는 방침을 내놓기도 했다.

 

스토킹 사범은 이와 별도로 분류되지만 가석방 여부를 판단할 때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와 피해 회복 정도, 재범 가능성 등이 함께 고려된다.

 

다만 성폭력 사범처럼 재범 위험성과 피해의 중대성을 이유로 가석방을 원칙적으로 엄격하게 제한하는 범죄군으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전문가들은 스토킹 범죄의 경우 일반적인 재범 가능성뿐 아니라 출소 이후 다시 같은 피해자를 찾아갈 가능성까지 심사 과정에서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정 피해자를 상대로 접근과 연락이 반복되고, 관계 단절 이후에도 범행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성폭력 사범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할지 여부와는 별개로 범행의 반복성이나 피해자에 대한 집착 정도, 재접촉 가능성 등을 재범 위험성 판단에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중독연구원 이재호 원장은 “스토킹 범죄는 특정 피해자를 대상으로 집착과 접근이 반복되는 특성이 있는 만큼 단순히 형기를 얼마나 채웠느냐만으로 재범 위험성을 판단하기 어렵다”며 “가석방 단계에서 피해자와의 관계와 재접촉 가능성을 면밀히 살피고 출소 이후 보호관찰과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석방 확대와 피해자 보호를 서로 대립되는 문제로 볼 필요는 없다”며 “재범 위험성이 높은 스토킹 사범을 가려내고 피해자 통지와 접근금지 등 사후관리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