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교도소 환자 10명 중 6명은 고혈압·당뇨…수용시설 덮친 만성질환

고혈압 4년 새 76%·당뇨 81% 증가
교정시설 의료비 사상 첫 500억원 돌파

 

교정시설에서 관리하는 환자 10명 가운데 6명 이상이 고혈압이나 당뇨를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 수용자가 빠르게 늘면서 교정의료 수요도 단기 치료에서 지속적인 투약과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13일 법무부의 ‘2026 교정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교정시설 내 환자는 3만 5559명으로 집계됐다. 고혈압 환자가 1만 4019명으로 39.4%를 차지했고 당뇨 환자는 8282명으로 23.3%였다. 두 질환을 합한 환자는 2만 2301명으로 전체의 62.7%에 달했다.

 

정신질환자는 6345명으로 전체의 17.8%를 차지했다. 뇌전증 환자는 305명, 혈액투석 환자는 133명이었다. 순환기계와 근골격계, 소화기계, 호흡기계, 암 등이 포함된 기타 질환자는 6475명으로 집계됐다.

 

고혈압과 당뇨 환자의 증가세는 최근 더욱 가팔라졌다. 고혈압 환자는 2021년 7949명에서 지난해 1만 4019명으로 4년 만에 76.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뇨 환자도 4581명에서 8282명으로 80.8% 늘었다.

 

고혈압과 당뇨는 정기적인 검사와 투약, 식이조절이 필요한 대표적인 만성질환이다.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신장·심혈관·안과 질환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환자 증가는 교정시설의 진료와 계호 업무 부담으로 연결된다.


외부진료 내과·혈액투석 집중…입원은 위장질환 최다


지난해 수용자의 외부 의료기관 진료는 4만 6782건으로 집계됐다. 진료과목별로는 내과가 9943건으로 21.3%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혈액투석이 7873건으로 16.8%를 기록했다.

 

정형외과 진료는 4783건, 안과는 4747건이었고, 신경내·외과 2959건, 외과 1912건, 응급의학과 1880건, 정신과 1312건 등이 뒤를 이었다.

 

외부 의료기관에 입원한 수용자는 지난해 2463명으로 2016년 1807명보다 36.3% 증가했다. 입원 사유는 위장질환이 311명으로 가장 많았고 골절 227명, 폐질환 204명, 간질환 197명, 뇌질환 170명, 심장질환 165명, 신장질환 148명 순이었다.

 

건강검진에서도 질환 위험이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건강검진을 받은 수용자 4만4194명 가운데 3만 6645명인 82.9%가 ‘질환 의심’ 판정을 받았다.

 

2016년 70.0%였던 질환 의심 비율은 10년 사이 12.9%포인트 상승했다.

 


65세 이상 5701명…치료거실 수용인원 54.5% 증가


만성질환자 증가의 주요 배경으로는 수용자 고령화가 꼽힌다. 65세 이상 수용자는 2017년 2541명에서 지난해 5701명으로 8년 만에 124.4% 증가했다.

 

지난해 65세 이상 수용자의 내부진료는 7604건, 외부진료는 611건이었다. 외부 의료진이 교정시설을 방문하는 초빙진료는 235건, 원격진료는 206건, 입원은 41건으로 집계됐다.

 

중증질환자나 집중적인 치료가 필요한 수용자가 생활하는 의료거실에는 65세 이상 수용자 665명이 수용됐다. 만성질환 등으로 지속적인 요양관리가 필요한 치료거실 수용인원은 950명으로 2023년 615명보다 54.5% 늘었다.


교정시설 의료비 첫 500억원 돌파


고령 수용자와 만성질환자 증가는 의료비 증가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수용자의 외부 의료기관 진료비는 429억5200만원으로 2016년 187억9600만원보다 128.5% 증가했다. 이 가운데 국가가 부담한 금액은 370억5700만원으로 전체의 86.3%였다.

 

전체 교정시설 의료비 집행액도 지난해 509억5500만원으로 처음 500억원을 넘어섰다. 수용자 한 명에게 지출된 연간 의료비는 2016년 34만4010원에서 지난해 64만2270원으로 86.7% 증가했다.

 

수용자는 교도소나 구치소에 수용되는 동안 건강보험 급여가 정지된다. 외부 진료를 받으면 일반 건강보험 가입자의 공단 부담분에 해당하는 금액을 법무부가 건강보험예탁금으로 지급한다.

 

지난해 건강보험예탁금 집행액은 302억600만원으로 전체 교정시설 의료비의 59.3%를 차지했다.

 

박병선 소망교도소 전문경력관(오산대 겸임교수)은 “고령 수용자와 만성질환자가 함께 늘고 있지만 교정시설의 의료 인력과 설비는 증가하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의료 인력과 전문 치료시설을 확충하는 한편 과밀수용을 해소해 환자를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