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시평(矯正時評) | ⑨ 마약정책, 예방·치료·회복을 잇는 공중보건 3축 체제로

검거·구속 넘어 예방·치료·회복 잇는 대응 필요
제조·밀수·상습 판매 엄단 단순 투약자는 치료 연계

 

마약류 범죄의 확산이 교정시설의 과밀수용과 맞물리며 국가적 부담을 키우고 있다.

 

『2026 교정통계연보』에 따르면 2025년 전국 교정시설의 수용정원은 5만614명인 반면 1일 평균 수용인원은 6만3680명으로 수용률이 125.8%에 달한다.

 

마약류 수형자도 2016년 1890명(5.2%)에서 2025년 4188명(9.7%)으로 9년 만에 2.2배 증가했으며, 2024년 3477명과 비교하면 1년 만에 20.4% 늘었다.

 

문제는 과밀수용으로 초범과 재범자, 단순 투약자와 유통·판매자를 제대로 분리하기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면서 투약 방법이나 거래 상선, 유통 경로 등의 정보를 공유할 경우 교정시설이 재활의 공간이 아니라 새로운 범죄 관계를 형성하는 장소로 변질될 우려도 있다.

 

범정부 차원의 마약류 특별단속으로 제조·밀수·유통망을 차단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검거와 구속만 늘리고 치료·교정 기반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 부담은 다시 과밀수용과 재범 증가로 돌아온다.

 

마약 중독은 엄정한 처벌이 필요한 범죄인 동시에 지속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만큼 단속 이후까지 연결되는 정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국가 마약정책을 ‘예방·치료·회복’의 세 단계로 연결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1차 ‘예방벨트’에서는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가 청소년·청년층과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예방교육과 조기 발견을 담당하고, 경찰·검찰·관세청·해양경찰청은 제조·밀수·유통망과 다크웹·SNS를 통한 비대면 거래를 차단하는 방식이다.

 

이미 마약에 노출된 사람은 2차 ‘치료벨트’로 연결된다.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를 중심으로 평가와 상담, 전문치료를 진행하면서 제조·밀수·상습 판매자는 엄정하게 처벌하되 치료 가능성이 높은 단순 투약자는 약물법원(Drug Court)이나 다이버전(Diversion)을 통해 사법적 관리와 치료를 병행하는 방안이다.

 

치료는 교정시설 안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

 

3차 ‘회복벨트’에서는 수용 중 시작된 중독재활을 출소 이후까지 이어 법무부 교정·보호기관과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지방자치단체, 치료기관 등이 주거·취업·상담과 사회복귀를 연계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일본의 DARC(Drug Addiction Rehabilitation Center)도 참고할 만하다. 약물 의존자의 병원 치료 이후 민간 회복시설에서 동료지원과 공동생활, 생활훈련, 자조모임 등을 제공하고 이를 지역사회 정착까지 연결하는 방식이다.

 

국내에서도 수용 중 치료가 출소와 동시에 끊기는 문제를 줄이는 데 참고할 수 있다.

 

예방과 단속, 치료, 교정, 사회복귀가 여러 기관에 나뉜 만큼 이를 조정할 범정부 차원의 관리체계도 필요하다.

 

단속 강화에 따른 치료·교정 수요를 함께 예측해 예산과 전문인력을 배분하고, 정책 성과 역시 단순 검거 인원이 아니라 치료 지속률과 단약 유지율, 출소 후 재범·재복역률 등을 중심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마약정책의 목표가 검거와 구속에서 끝나서는 과밀수용과 재범의 악순환을 끊기 어렵다.

 

공급망을 차단하는 강력한 단속과 함께 최초 투약을 막는 예방, 중독 치료, 교정시설 내 재활과 출소 후 사회복귀가 하나의 과정으로 이어질 때 마약범죄 감소와 국민 안전이라는 결과로 연결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