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밥을 먹는다는 것…소망교도소가 보여준 교정

직원·수용자 식대 합쳐 하나의 식단 마련
수인번호 대신 이름으로 부르는 운영 철학
“잘못에 책임 묻되 사람 자체는 포기하지 않아”

 

광복절을 맞아 일부 교정시설에서 수용자들에게 피자와 치킨을 특식으로 제공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에서 논란이 일었다. “죄를 지은 사람에게 무슨 특식이냐”, “피해자의 고통은 생각하지 않는 것이냐”는 비판이 이어졌고, 수용자에게 제공되는 한 끼 식사는 어느새 처벌과 인권, 교정의 의미를 둘러싼 논쟁이 됐다.

 

이 논란을 지켜보면서 지난 5월 경기 여주에 있는 소망교도소를 방문했을 때의 점심시간이 떠올랐다.

 

국내 유일의 민영교도소인 이곳을 취재하기 위해 <더시사법률> 기자와 함께 시설을 둘러봤는데, 여러 장면 가운데 유독 기억에 남은 것이 수용자와 교도관이 함께 식사하던 모습이었다.

 

일반적인 교정시설에서는 수용자들이 거실에서 배식받아 식사하지만, 소망교도소에서는 정해진 시간이 되면 공동식당에 모여 밥을 먹는다.

 

일부 교도관도 같은 공간에서 수용자들과 같은 음식을 먹고 있었고, 필자 역시 그날 제공된 점심을 함께 먹어볼 수 있었다.

 

온라인에서 논란이 된 피자나 치킨처럼 화려하거나 특별한 음식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그날의 밥상이 인상 깊었던 것은 식단 자체보다 교도관과 수용자가 같은 공간에서 같은 음식을 먹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직원에게는 별도의 음식을 제공하고 수용자에게는 정해진 급식을 나눠주는 방식이 아니라, 모두가 같은 식사를 하며 자연스럽게 얼굴을 마주하고 있었다.

 

이러한 식사 방식은 소망교도소가 수용자를 대하는 태도와도 이어져 있다.

 

이곳에서는 수용자를 수인번호가 아닌 이름으로 부르며, 공동식당에서 함께 밥을 먹는 것 역시 수용자를 통제와 관리의 대상으로만 바라보지 않으려는 운영 철학의 일부라고 한다.

 

죄에 대한 책임을 지고 교도소에 들어온 사람도 언젠가는 형기를 마치고 사회로 돌아가야 하는 만큼, 수용생활 중에도 한 사람으로 존중받고 있다는 감각을 잃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직원과 수용자에게 책정된 식대는 서로 다르다.

 

직원 식대는 한 끼 약 4500원으로 수용자 식대보다 높지만, 소망교도소는 두 예산을 함께 활용해 모두가 먹을 수 있는 하나의 식사를 마련한다.

 

직원용과 수용자용 식단을 따로 차리는 대신 같은 음식을 만들면서 수용자에게 제공되는 식사의 질도 자연스럽게 높아지는 구조다.

 

이런 설명을 듣고 나니 수용자 특식을 둘러싼 논란에서 정말 따져봐야 할 것이 음식의 종류인지 다시 생각하게 됐다.

 

수용자에게 피자나 치킨을 준다고 해서 범죄가 없어지거나 피해자의 상처가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지만, 수용자에게 열악한 음식을 먹인다고 해서 피해자의 고통이 회복되는 것도 아니다.

 

형벌은 범죄에 대한 책임을 묻고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지, 수용자들의 인간다운 생활까지 포기하게 만드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소망교도소의 ‘같은 밥상’은 이 같은 원칙을 매일 반복되는 식사를 통해 보여준다.

 

교도관과 수용자가 같은 음식을 먹는다고 해서 각자의 지위와 역할이 같아지거나 수용자가 져야 할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수용자를 사회에서 영원히 분리해야 할 사람으로 단정하지 않고, 자신의 잘못을 돌아본 뒤 다시 공동체로 돌아와야 할 사람으로 대한다는 의미가 그 밥상에 담겨 있다.

 

소망교도소 출소자의 최근 3년간 재복역률은 5%대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전국 평균보다 크게 낮지만 입소 대상과 조건이 다른 만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고, 이를 공동식사의 성과로만 설명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수인번호 대신 이름으로 부르고 직원과 같은 공간에서 식사하는 일상의 경험이 수용자의 교화와 사회 복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충분히 생각해볼 만하다.

 

교정(矯正)은 말 그대로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일이다.

 

수용자에게 무엇을 먹였는지를 두고 처벌의 강도를 가늠하는 데 머무르기보다, 수용기간 동안 자신의 잘못을 돌아보고 출소한 뒤 다시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변화시키는 것이 교정의 본래 목적이다.

 

소망교도소의 ‘같은 밥상’도 화려한 음식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수용자를 사람으로 대함으로써 제대로 교화하고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