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 쌓인 자영업자 빚…정부, 장기연체 보완책 마련

개인사업자 대출 154조원 미상환
채무감면·상환기간 연장 등 검토

 

코로나19 당시 금융지원으로 늘어난 자영업자·소상공인 부채 가운데 장기연체 상태로 남아 있는 채권에 대해 정부가 별도의 채무조정을 추진한다.

 

28일 정부가 발표한 ‘금리 상승기 대비 취약차주 지원방안’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은행권과 정책금융을 통해 공급된 개인사업자 대출 358조7000억원 가운데 154조7000억원(43.1%)이 아직 상환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미상환 대출 가운데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의 비율은 4.1%다.

 

정부는 코로나19 이후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당시 금융지원을 받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부채 부담이 여전히 상당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그동안 만기연장과 상환유예, 채무조정 등을 추진했지만 장기연체에 빠진 일부 차주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봤다.

 

기존 새도약기금은 2018년 6월 이전 연체가 발생한 채권을 매입 대상으로 하고 있어 코로나19 시기 발생한 연체채권은 대상에 포함되기 어렵다. 코로나 피해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지원하는 새출발기금도 채무자가 직접 신청해야 지원받을 수 있다.

 

정부는 이러한 지원 공백을 보완하기 위해 금융회사와 공공기관이 보유한 코로나19 피해 개인사업자 및 법인 소상공인의 무담보 장기연체채권을 대상으로 내년부터 채무조정에 나설 계획이다.

 

코로나19 위기가 종료된 2023년 6월 이전에 연체가 발생해 현재까지 이어진 채권이 대상이다.

 

채무자의 상환 능력에 따라 채권 소각이나 원금 감면, 상환기간 연장 등을 지원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연체기간과 지원 대상 등 세부 기준은 올해 4분기 중 발표할 예정이다.

 

채무조정 이후에는 신용회복과 경제활동 역량 회복까지 단계별로 지원한다. 금융공공기관이 보유한 20년 이상 장기연체채권도 일괄 소각하고 취약채무자의 개인회생·파산 절차에 필요한 소송비용과 법률지원도 확대한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금융비용을 낮추기 위한 지원책도 마련했다.

 

성장 가능성이 있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신용보증기금의 ‘스텝업 특례보증’ 보증료율 우대 폭을 0.3%포인트에서 0.4%포인트로 확대한다. 구조조정 과정에서도 연체 없이 채무를 상환한 기업에는 이자를 감면하는 제도를 신설한다.

 

금리 7% 이상 금융권 대출을 4.5% 금리로 전환하는 소상공인 대환대출의 대상도 확대한다. 중소기업에는 정책자금 이차보전과 저리자금 공급 등을 늘려 금리 부담을 낮출 계획이다.

 

서민금융 공급 규모도 확대한다. 대표적인 정책 서민금융상품인 햇살론의 연간 공급규모를 올해 5조9000억원에서 내년 6조2000억원으로 확대하고 청년 대상 미소금융 대출한도는 기존 500만원에서 1000만원 이내로 늘리고 이용 대상도 넓힌다.

 

한편 한국은행은 전날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달에 이어 두 차례 연속 인상으로 기준금리가 3%대로 올라선 것은 1년 9개월 만이다.

 

수출 호조와 내수 회복으로 성장세가 예상보다 높은 가운데 물가 상승률이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웃돌 것으로 전망돼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코픽스와 은행채 등 지표·조달금리 상승이 향후 대출금리에 순차적으로 반영되면서 취약차주의 상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최근 기준금리와 시중금리가 잇따라 상승하고 있다며 "코로나 시기에 금융지원을 받았던 자영업자·소상공인의 부채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적극적인 채무조정을 추진하고, 채무감면에서 경제활동 역량 회복까지 단계별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