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정성호 전 장관 퇴임 이후에도 교정청 신설을 위한 전국 단위 토론회를 개최하며 공식적으로 추진 의지를 이어가고 있지만, 정작 법무부 내부에서는 추진력이 크게 약해졌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교정본부를 법무부 외청인 ‘교정청’으로 독립시키는 방안을 주도해 온 정 전 장관이 물러난 상황에서 대통령실과 정부 차원의 조직개편 과제로 이어질지가 불투명하다는 이유에서다.
30일 <더시사법률> 취재를 종합하면 법무부는 지난 28일 충북 진천 법무연수원에서 ‘제1차 교정청 신설 관련 전국 교정공무원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정 전 장관의 사의를 수리한 지난 24일로부터 나흘 만이다.
법무부는 이날 ‘국민이 안심하는 사회를 향한 교정행정 대전환, 교정청 신설’을 주제로 전국 교정기관을 대표하는 교정공무원들의 의견을 들었다.
교정미래혁신단은 지난 3월 18일 발의된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과 교정청 신설 논의 경과를 설명했다.
참석자들은 만성적인 인력·예산 부족과 과밀수용, 교정시설 내 사건·사고 증가 등에 대응하려면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춘 외청 형태의 조직 개편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법무부 역시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조직개편안에 반영하고 국회와 관계 부처를 설득해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교정본부 내부에서 체감하는 분위기는 법무부의 공식 입장과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한 익명의 본부 관계자는 정 전 장관 퇴임 이후 교정청 신설 추진 상황을 묻자 “교정청 신설 논의의 추진력이 이전보다 크게 떨어졌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TF(교정미래혁신단)는 일단 유지되고 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며 “법무부 차원을 넘어 정부 조직개편 문제로 다뤄져야 하는데 정작 위에서 관심은 크지 않았다”고 전했다.
정성호가 직접 추진한 ‘교정청’…퇴임 이후 첫 시험대
정 전 장관은 교정청 신설을 주요 교정정책 가운데 하나로 추진해 왔다.
국회의원 시절인 2017년과 2020년 두 차례에 걸쳐 교정본부를 법무부 외청으로 독립시키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고, 법무부 장관 취임 이후에는 관련 조직개편을 검토할 전담조직도 출범시켰다.
현재 국회에는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3명이 지난 3월 발의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개정안은 법무부를 복수차관제로 전환하고 교정 업무를 독립된 외청에서 맡도록 해 교정행정의 전문성과 정책 효과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법안은 지난 3월 1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회부된 이후 아직 상임위 심사 단계에 머물러 있다.
문제는 교정청을 실제 출범시키려면 법안 통과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행정안전부와 조직·정원을 협의하고 기획재정부와 예산 문제를 조율해야 한다.
또 교정본부와 지방교정청, 전국 교도소·구치소로 이어지는 현행 조직과 인력 체계도 외청 출범에 맞춰 다시 설계해야 한다.
교정청 신설은 법무부 장관과 대통령실의 추진 의지가 중요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법무부는 “계속 추진”…10·12월 토론회도 예정
법무부는 교정청 신설에 대한 공론화를 이어가면서 국회와 관계 부처를 상대로 개정안 통과를 위한 협의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오는 9월 10일에는 국회에서 채현일·강득구 의원실과 공동으로 정부조직법 개정안 관련 토론회를 열고, 10월과 12월에도 각각 2·3차 전국 교정공무원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특히 정 전 장관의 후임으로 30일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교정청 문제는 새 장관의 판단을 받게 됐다.
김 후보자가 취임할 경우 당장 오는 10월 2일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출범에 따른 형사사법 체계 전환을 지휘해야 한다.
김 후보자 역시 지명 직후 “70년 만에 형사사법체계 변화나 여러 가지 일이 있다”며 새로운 제도를 안정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후보자가 교정 분야와 전혀 접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기 닷새 전인 지난 25일에는 교정공무원의 건강과 안전, 복지 지원 체계를 규정한 ‘교정공무원 보건안전 및 복지 기본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교정청 신설 논의는 현재 법무부의 예정된 절차와 전담조직은 유지되고 있지만, 이를 정부 조직개편으로 연결할 정치적 동력은 장관 교체와 함께 다시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 후보자가 정 전 장관이 시작한 교정청 신설 작업을 이어갈지, 검찰청 폐지 등 다른 조직개편 현안에 우선순위를 둘지에 따라 향후 논의의 속도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