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수발업체 ‘먹튀’에 불법도박까지…경찰 수사

수용자 돈 받아 대리 베팅 의혹
경찰,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수사

 

교도소·구치소 수용자의 외부 심부름을 대신하는 이른바 ‘수발업체’를 둘러싼 불법 스포츠도박과 선불금 ‘먹튀’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

 

31일 <더시사법률> 취재를 종합하면 본지가 지난 7월 선불금 미반환과 불법 스포츠도박 대리 베팅 의혹을 보도한 수발업체가 인천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현재 해당 업체를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 등으로 수사하고 있다.

 

당시 교도소에 수용 중이던 A씨는 해당 업체에 여러 차례에 걸쳐 모두 950만원을 입금하고 서신 전달과 인터넷 검색, 이른바 ‘토토’ 대리 베팅 등을 맡겼다.

 

이후 A씨가 남아 있던 선불금 약 400만원을 돌려달라고 요구하자 업체 측은 “경찰 압수수색으로 장부와 컴퓨터가 압수돼 잔액을 확인할 수 없고 금융거래도 중단됐다”고 답했다.

 

현재 수사 상황에 대해 인천경찰 관계자는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문제는 수발업체를 둘러싼 피해가 특정 업체 한 곳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본지는 지난해부터 수발업체에 맡긴 선불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업체가 폐업한 뒤 연락이 끊겼다는 수용자들의 제보를 잇달아 보도해 왔다.

 

한 수용자는 출소를 앞두고 업체에 맡겨둔 선불금 200만원의 반환을 요구했지만 업체 측으로부터 “기존 운영자가 체포돼 환불할 수 없다”며 “신고하면 스포츠토토 대리 베팅 내역이 나와 당신도 처벌받을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서로 다른 업체명으로 스포츠신문 등에 광고하면서 실제로는 한 운영자가 여러 업체를 운영한 사례도 본지 취재에서 확인됐다.

 

수발업체를 통한 불법 스포츠도박 역시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문제다.

 

일부 업체는 교도소 안으로 국내외 축구·야구 경기 일정과 배당 정보를 편지로 보내고, 수용자가 경기와 베팅 금액을 정하면 외부에서 대신 돈을 거는 방식으로 영업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명이나 승패, 베팅 금액 등을 문자와 숫자로 바꿔 편지에 적는 방식도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인터넷이나 불법 도박사이트에 직접 접속할 수 없는 수용자를 대신해 수발업체가 사실상 외부 베팅 창구 역할을 한 것이다.

 

본지가 앞서 입수한 고소장 3건에서도 수발업체가 수용자로부터 받은 돈을 정식 스포츠토토 구매에 사용하지 않고 불법 도박사이트에 입금해 베팅한 정황이 확인됐다.

 

한 피해자는 수발업체에 2000만원을 송금한 뒤 돈을 돌려받지 못해 변호인을 선임하고 고소 절차를 진행하기도 했다.

 


수발업체 줄었지만…2025년에도 68곳 관리


교정당국도 수발업체를 둘러싼 문제를 인식하고 관련 규제를 강화해 왔다.

 

법무부는 2023년 교정 인터넷편지 서비스를 폐지한 데 이어 2024년에는 외부에서 교정시설로 도서를 보내기 전 발송인을 등록하도록 하는 ‘우송도서 사전등록제’를 시행했다.

 

교정당국이 관리하는 ‘수용자 심부름 대행업체’는 2021년 64곳에서 2022년 71곳, 2023년 91곳까지 늘었다가 2024년 68곳으로 감소했다. 2025년에도 68곳으로 집계됐다.

 

본지가 앞서 수용자 제보 등을 토대로 수발업체 36곳에 직접 연락을 시도했을 당시에도 31곳이 이미 ‘없는 번호’로 확인되는 등 실제 영업 중인 업체는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수발업체를 이용하던 수용자들의 수요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특히 장기수나 가족관계가 단절된 수용자의 경우 서신 전달이나 인터넷 검색 등 외부 업무를 대신해 줄 사람이 없어 민간 업체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

 

교정당국은 수발업체를 통해 교정시설 안으로 물품이나 정보가 전달되는 경로를 제한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 왔지만, 이들 업체가 맡아오던 합법적인 외부 업무를 대신할 제도적 수단은 현재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