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부모 수감 뒤 남겨진 아이들…1만4000명 넘었다

‘혼자 생활’ 응답도 3년 연속 증가
10명 중 8명 기존 국가지원 대상 밖

 

부모의 수감으로 교정시설 밖에 남겨진 미성년 자녀가 1만4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생계와 학업, 심리상담 등 여러 지원제도가 운영되고 있지만 도움이 필요한 자녀를 찾아 실제 지원으로 연결하는 체계는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법무부의 ‘2026 교정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미성년 자녀가 있다고 응답한 수용자는 9253명으로, 이들의 미성년 자녀는 모두 1만4218명으로 집계됐다.

 

자녀들은 주로 다른 부모나 조부모 등 보호자와 생활하고 있었지만 보호 공백이 우려되는 경우도 있었다. 자녀의 주 양육 상태를 ‘혼자 생활’이라고 답한 수용자는 72명으로 2023년 44명, 2024년 51명에 이어 증가했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가정도 적지 않았다. 미성년 자녀가 있는 수용자 가운데 자신의 경제상황을 ‘다소 어렵다’ 또는 ‘매우 어렵다’고 답한 경우는 4166명으로 전체의 45%를 차지했다.

 

반면 기초생활보장 등 기존 국가지원 대상에 해당한다고 응답한 수용자는 1932명(20.9%)에 그쳤다.

 

나머지 7321명(79.1%)은 국가지원 대상이 아니라고 답해 기존 복지제도 밖에 있는 수용자 자녀를 별도로 발굴하고 지원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현재 수용자 자녀에 대한 지원은 법무부와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민간단체 등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법무부는 지방교정청에 수용자 자녀지원팀을 두고 가정방문과 상담, 긴급구호물품 지원, 공공·민간 복지서비스 연계 등을 실시한다.

 

신입 수용자 설문과 상담 과정에서 자녀의 생활실태를 확인하거나 수용자가 직접 도움을 요청하면 필요한 지원 여부와 방법을 검토한다.

 

보호자 없이 생활하는 미성년 자녀의 경우 수용자가 동의하면 지방자치단체에 아동복지법상 보호조치를 요청할 수 있도록 돕는다.

 

상담·지도부터 친족·가정위탁 보호, 아동복지시설 입소 등으로 이어지는 방식이다.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은 수형자의 미성년 자녀와 배우자 등을 대상으로 학업과 심리, 가족관계 회복 등을 지원한다.

 

미결수용자의 가족은 대상에서 제외되며 수용증명서와 교정시설장의 추천·의뢰 공문 등을 제출한 뒤 초기상담과 보호신청, 심사를 거쳐 지원 여부가 결정된다.

 

학업지원은 학용품 구입비와 급식비·학비 등을 기본 1회 지원하고 필요하면 심사를 거쳐 최대 3회 추가로 받을 수 있다. 학습지도와 상담은 1년을 원칙으로 하되 심사를 통해 연장할 수 있으며 심리상담과 가족교육·문화체험, 가족캠프, 접견 비용 및 동행 지원 등도 운영하고 있다.

 

민간에서는 아동복지실천회 세움 등이 수용자 자녀를 대상으로 교육비와 생계·주거비를 지원하고 개인·가족상담과 심리검사, 진로교육, 지역 상담기관 연계 등을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여러 제도가 마련돼 있어도 실제 지원을 받는 자녀는 전체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지난해 박균택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파악된 수용자의 미성년 자녀 1만2791명 가운데 법무부의 지원을 받은 자녀는 690명으로 5.3%에 그쳤다.

 

박 의원은 법무부 지원이 기초생활수급자 등 기존 국가지원 대상자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단순 생계지원에 머물지 않고 수용자 자녀 전반을 대상으로 위기 여부를 확인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연계할 수 있는 발굴·관리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한 제도적 기반도 마련됐다.

 

오는 12월 24일부터 시행되는 개정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교정시설은 신입 수용자의 미성년 자녀 유무와 양육환경을 조사할 수 있게 된다.

 

수용자가 동의하면 조사 결과를 자녀가 거주하는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해 보호조치나 복지지원으로 연계할 수 있다.

 

수용자에게 자녀의 권리와 이용 가능한 지원제도를 안내하고 접견이나 출소 이후 가족관계 회복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된다.

 

다만 법 시행만으로 곧바로 지원 대상이 확대되는 것은 아니다. 양육환경 조사에서 위기 상황이 확인된 자녀를 누가, 어떤 기준으로 관리하고 지방자치단체와 어떻게 연계할지 구체적인 실행체계를 갖추는 작업이 남아 있다.

 

법무부는 현재 수용자 자녀 지원을 담당할 인력과 예산을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있으며 양육환경 조사 결과를 지방자치단체에 전달하기 위한 세부 절차와 업무 매뉴얼 등을 마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