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최서원 병원비 3927만원 대신 내고 5년 넘게 미회수

동부구치소, 납부 통지 뒤 독촉·소송 등 후속 조치 없어
법무부, 지방교정청 조사와 구상금 청구 절차 지시

 

정부가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으로 복역 중인 최서원 씨(개명 전 최순실)의 병원비 약 3900만원을 대신 낸 뒤 5년 넘게 회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장경태 무소속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동부구치소는 2020년 10월 19일 최 씨의 외부의료시설 진료비 3927만원을 예산으로 지급했다.

 

형집행법상 외부의료시설 진료비는 원칙적으로 수용자가 부담하지만, 경제적 사정 등을 고려해 교정시설이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부담할 수 있다. 당시 최 씨는 추징금 납부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며 입원비를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동부구치소는 치료비를 지급한 지 9일 뒤인 같은 달 28일 최 씨에게 납부를 통지했다. 그러나 이후 독촉이나 지급명령 신청, 구상금 청구소송 등 실질적인 채권 회수 절차는 밟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소멸시효다. 국가재정법은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국가의 금전채권은 5년 동안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무법인 청 곽준호 변호사는 “2020년 10월부터 채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고 본다면 별도의 시효 중단이나 정지 사유가 없는 한 2025년 10월께 5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정식 납입고지로 시효가 한 차례 중단됐더라도 이후 다시 진행되는 시효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면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최 씨의 재산이 부족해 당장 회수가 어려웠더라도 소송이나 압류 등을 통해 소멸시효를 보전할 수 있었는지가 핵심 쟁점”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뒤늦게 사실관계 파악과 법적 대응에 나섰다. 법무부는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관할 지방교정청에 조사를 지시했다”며 “서울동부구치소에도 소송 제기 등 법적 절차에 나설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최 씨는 2020년 6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징역 18년과 벌금 200억원, 추징금 63억원을 확정받아 복역해 왔다. 현재는 건강상의 이유로 형집행정지 결정을 받아 일시 석방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