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둔 70대 A씨는 손주들에게 용돈을 보내려다 잠시 고민에 빠졌다. 명절마다 주는 용돈이지만 금액이 커지면 혹시 증여세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됐기 때문이다.
25일 국세청에 따르면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피부양자의 생활비와 교육비, 치료비 등에는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명절에 가족이나 친척에게 받는 용돈도 금액과 지급 경위 등에 따라 포함될 수 있다. 다만 50만원이나 100만원처럼 일률적인 비과세 기준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국세청은 용돈을 준 사람과 받은 사람의 관계, 나이와 경제적 상황, 지급 금액과 횟수, 실제 사용처 등을 종합해 과세 여부를 판단한다.
명절에 용돈으로 받은 돈을 생활비나 교육비 등으로 사용했다면 용돈으로 인정될 수 있지만, 상당한 금액을 반복적으로 받거나 이를 모아 재산을 형성했다면 증여로 볼 수 있다.
예컨대 부모나 조부모가 자녀·손주 명의 계좌에 상당한 금액을 반복적으로 입금한 뒤 이를 예·적금이나 주식·부동산 등 재산을 취득하는 데 사용한 경우다.
자녀나 손주 명의 증권계좌에 돈을 넣어 주식을 직접 매수한 경우에도 단순한 용돈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지급한 금액과 횟수, 돈을 준 경위와 이후 운용 과정 등을 함께 살펴 증여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송금 당시 계좌 적요에 ‘용돈’이라고 적었다고 해서 곧바로 비과세가 인정되는 것도 아니다. 용돈이라는 명칭보다 실제 지급된 금액과 횟수, 돈이 어디에 사용됐는지가 중요하다.
통상적인 용돈의 범위를 넘어 증여로 인정되더라도 일정 금액까지는 증여재산공제를 받을 수 있다.
부모나 조부모 등 직계존속으로부터 재산을 증여받는 경우 최근 10년을 기준으로 성년자는 5000만원, 미성년자는 2000만원까지 공제된다.
그러나 미성년자에게 적용되는 2000만원은 ‘명절 용돈을 2000만원까지 세금 없이 줄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용돈이 증여에 해당한다고 판단됐을 때 최근 10년간 직계존속으로부터 받은 증여재산에서 공제받을 수 있는 한도다.
법률사무소 로유 배희정 변호사는 “명절 용돈은 얼마까지 괜찮다는 정해진 금액 기준이 있는 것이 아니라 금액과 지급 횟수, 받은 사람의 상황과 사용처 등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며 “특히 큰 금액을 손주 명의 계좌에 장기간 적립하거나 투자할 계획이라면 증여에 해당하는지 확인하고 지급 시기와 금액 등 자금 흐름을 남겨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