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건 증거까지 찾은 휴대전화 포렌식…증거능력은

적법하게 압수했어도 탐색 범위에는 제한
뒤이은 진술도 최초 수집 과정 살펴야

 

Q. 한 사건으로 압수한 휴대전화에서 다른 범죄 자료가 발견됐다면 재판에서 증거로 쓸 수 있나요?

 

경찰이 특정 사건을 수사하면서 제 휴대전화를 압수했습니다. 영장에는 특정 피해자와 주고받은 메시지 등이 압수 대상으로 적혀 있었는데, 포렌식 과정에서 과거 사진과 영상을 확인하다가 다른 범죄와 관련된 자료를 발견했습니다.

 

그 자료를 토대로 피해자 조사와 별도의 수사가 진행됐습니다. 저도 수사기관과 1심 법정에서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그런데 처음 발견된 자료가 영장의 범위를 벗어나 수집된 것이라면, 피해자의 진술과 제 자백도 증거로 사용할 수 없는 건가요?

 

A. 휴대전화를 적법하게 압수했더라도 저장된 모든 자료를 제한 없이 살펴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전자정보의 압수수색은 영장에 적힌 혐의 사실 및 압수 대상과의 관련성을 기준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다만 다른 범죄의 자료가 발견됐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위법수집증거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영장에 적힌 사건과 새로 발견된 자료 사이에 구체적인 관련성이 있다면 증거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수사기관이 영장 범위를 벗어나 관련 없는 사진과 영상까지 탐색해 자료를 확보했다면 증거능력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 자료를 토대로 얻은 진술입니다. 형사소송법은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수집한 증거를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위법하게 확보한 자료를 단서로 피해자를 찾아 조사했다면, 피해자 진술도 최초 자료와의 관계를 따져봐야 합니다. 피해자 진술이라는 이유만으로 자동으로 배제되거나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피고인의 자백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사기관이 위법하게 확보한 자료를 제시한 뒤 자백을 받았고 법정 진술도 그 영향을 받아 이루어졌다면, 법정에서 범행을 인정했다는 이유만으로 앞선 압수수색의 문제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대법원도 2026년 2월 26일 선고한 2025도4422 판결에서 법정자백이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로부터 파생된 것인지 살펴봐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렇다고 최초 자료에 위법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이후의 모든 진술이 배제되거나 무죄가 선고되는 것은 아닙니다. 각 진술이 그 자료에 얼마나 영향을 받았는지, 별도로 확보된 증거가 있는지를 사건별로 판단합니다.

 

따라서 질문의 경우에는 처음 발견된 사진·영상이 영장 범위에 포함되는지, 범위를 벗어났다면 이후 피해자 진술과 자백이 그 자료에서 비롯됐는지가 문제 됩니다.

 

이는 범행을 인정했는지와 별개로 재판에서 사용할 증거가 적법하게 수집됐는지를 가리는 절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