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검찰청은 사라지는데…교정 분야 집행 권한은 공소청에 그대로

형집행정지·집행순서 변경 권한 유지
수용자 의료·계호 책임은 교정공무원
중병 수용자 집행정지 지연 문제 반복

 

오는 2일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이 출범하지만, 교정행정에 검사가 행사해 온 권한은 그대로 이어진다. 수용자의 의료·계호 책임은 교정기관이 지면서, 형집행정지 등 주요 결정권은 검사가 갖는 구조도 유지된다.

 

1일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재판 집행은 각급 공소청 및 지청의 검사가 지휘한다.

 

질병 등으로 형 집행을 일시 중단하는 형집행정지도 공소청 검사의 지휘에 따라 이뤄지며, 건강상 사유에 따른 집행정지와 연장을 심의하는 위원회는 지방검찰청에서 지방공소청으로 옮겨 설치된다.

 

그동안 교정 현장에서는 수용자를 관리하는 책임과 형 집행을 결정하는 권한이 나뉜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돼 왔다.

 

교정공무원이 수용자의 상태를 살피고 외부 진료와 계호를 담당하면서도, 건강이 악화된 수용자의 형 집행을 중단할지는 검사의 결정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본지가 지난 1월 보도한 고 장동오씨는 ‘진도 저수지 살인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재심 도중 급성 백혈병으로 숨졌다.

 

치료를 받던 장씨의 형집행정지는 사망 당일에야 결정됐으며, 올해 2월 재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지난해 10월에는 부산교도소의 간암 말기 수용자가 의료진으로부터 수술과 항암치료, 간 이식이 어렵다는 소견을 받았음에도 형집행정지가 거듭 불허됐다.

 

한 일선 교도관은 “수용자의 상태를 직접 지켜보는 현장에서는 조치가 시급하다고 느껴도, 결정권이 검찰에 있어 교정당국이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라 안타깝다”고 말했다.

 

수용 장소를 둘러싸고도 교정기관과 검찰의 판단이 엇갈린 사례도 있다.

 

지난해 서울구치소 교도관 금품수수 사건에서는 피의자가 자신의 근무지이자 범죄 발생 장소인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교정 관계자는 내부 직원 접촉과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다른 시설 수용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당시 검찰은 본지에 현재지 관할이 필요하고 직원 접촉은 계호 관리로 차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교정 현장에서는 접촉을 차단하고 보안상 위험을 관리해야 하는 책임이 교정기관에 있는 만큼, 수용 장소를 정할 때 현장의 판단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복수의 형을 어떤 순서로 집행할지 변경하는 권한도 검사에게 남는다.

 

형사소송법 제462조는 원칙적으로 무거운 형부터 집행하되, 검사가 소속 장관의 허가를 받아 다른 형을 먼저 집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공소청 출범 이후에도 검사가 집행순서 변경을 결정한다.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 분리로 기관 간 역할이 바뀌는 가운데서도, 교정 현장에서는 관리 책임은 교정기관이 지고 결정권은 여전히 검사가 갖는 구조가 유지된다.

 

박병선 소망교도소 전문경력관(오산대 겸임교수)은 “수용자의 상태를 직접 살피고 관리하는 교정기관이 필요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법률에 권한을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며 “이번 조직 개편을 계기로 교정행정에서도 현장 책임에 걸맞은 제도 개선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