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사무소 로유] 초기 진술의 중요성과 변호인 조력 (배희정 변호사의 로펌 다이어리)

  • 등록 2025.03.31 17: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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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초기 진술이 중요해
조사 단계부터 도움받아야
변호인 동석은 피의자 권리

“변호사를 꼭 불러야 하나요?”


형사사건의 초기 단계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조사만 받는 건데, 법정도 아니고 굳이 변호사가 필요할까요?”라고 물어온다.


형사 조사,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능한 빨리 변호인의 조력을 받는 것이 좋다. 형사사건에 연루되어 조사 대상이 되는 순간, 가장 중요한 조치 중 하나가 전문 변호인의 도움을 즉시 받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차후에 있을지 모를 법정 대응을 위한 준비가 아니라 수사 단계부터 자신의 권리를 제대로 지키고 사건의 불필요한 확대를 방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다.


형사 절차는 수사기관의 질문에 답하는 것에서 시작하는데, 그 과정에서 남긴 말 한마디가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짓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때는 잘 몰랐어요”, “실수였어요”라는 말은 법정에선 통하지 않을 수 있다. 수사 초기 경찰이나 검찰에서의 진술은 대부분 ‘조서’라는 형태로 정리, 문서화 되어 이후 법정에서 증거로 사용된다.


초기 조서에 담긴 진술 내용이 나중에 법정에서도 그대로 유지된다면 다행이지만, 실제로는 수사 과정에서 긴장 상태에서 말을 잘못하거나 상황을 오해한 채 불리하게 진술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그렇게 남긴 수사 초기 진술을 재판부가 오히려 더 신빙성 있는 진술로 판단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즉, 잘 몰랐다는 해명은 이미 제출된 조서를 넘어서기 어렵다.


형사사건과 관련해 경찰서나 검찰에서 조사를 받는 상황에 놓였을 때, 가볍고 단순한 질문을 받고 그에 답한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단순한 질문인 것처럼 들리는 수사기관의 질문은 답변을 유도하거나, 의도하지 않게 불리한 내용을 말하게 만드는 경우가 적지 않다.


또한, 조사 과정에서 무심코 했던 진술이 추후 법정에서 ‘자백’으로 인정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이러한 진술이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이나 사건 구조를 잘 모른 채 이루어질 경우, 오히려 본인의 입장을 더 어렵게 만들고 오해를 낳을 수 있기 때문에, 조사 전 또는 조사 중에 사건의 구조와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피의자가 조사를 받을 때 변호사가 동석하는 것은 특별하거나 예외적인 일이 아니다. 오히려 헌법과 형사소송법에 보장된 피의자의 정당한 권리다. 변호인은 수사기관의 질문과 수사의 방향을 파악, 분석하면서 피의자의 진술이 왜곡되거나 불이익을 초래하지 않도록 돕는다. 조사가 끝난 후에도 변호인은 의견서를 통해 피의자의 입장을 보완하고 수사기관이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전략을 마련하는 데도 큰 도움을 준다.


“초범이니까 괜찮겠지”라는 방심은 금물이다. 형사사건에 처음 연루된 사람들은 “초범이니까”, “간단한 조사겠지” 등으로 쉽게 생각하지만 형사 절차에서 ‘수사’라는 과정은 피의자의 ‘말’로 시작해서 ‘말’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처음 조사에서 어떤 말을 했느냐, 그것이 조서에 어떻게 기재되었느냐가 중요하다.


피의자의 말들이 정확하게 기록되고 법적으로 오해 없이 전달되도록 만드는 것, 그게 바로 변호인의 역할이다.


조사를 받는다는 것은 이미 수사기관이 해당 사건과 관련해 당신을 중요한 인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소한 진술 하나도 향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그 시작을 혼자서 감당하는 것은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조사의 초기 단계부터 법률적인 지식과 경험을 갖춘 전문가와 함께한다면 자신의 권리를 보호하고 불이익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모든 걸 혼자 감당하기보다는 형사사건을 해결하는 초기 단계부터 조력자와 함께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으로 보인다.

 

 

배희정변호사 soon@t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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