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방위는 어렵다

  • 등록 2025.04.02 17:16:18
크게보기

정당방위 실제 인정 어려워...
위험한 자리를 피하는 것도 방법

 

정당방위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단어다. 일상에서도 자주 접하는 표현 중 하나로 국민 정서에도 널리 퍼져있고, 언론에서도 종종 다뤄질 만큼 친숙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이 단어를 법률용어로 쓰려고 할 때는 고민이 생긴다.

 

정당방위는 부당한 법익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행위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는 처벌하지 않는 제도다. 문제는 현실에서 이 정당방위를 인정받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라는 점이다. 제도의 정의에서 알 수 있듯,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수사기관과 법원은 이 ‘상당한 이유’ 인정에 매우 인색하다. 흔히 발생하는 폭행 사건에서는 더욱 그렇다.

 

푹행 사건에서 자주 발생하는 문제는 이른바 ‘쌍방 폭행’으로 사건이 처리되는 경우다. 사건 현장에서 서로 폭행이 있었다고 판단되면 양측 모두가 형사 절차의 대상이 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 과정에서 먼저 공격을 받은 사람이 방어 과정에서 상대에게 상처를 입힌 경우라도 정당방위가 인정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실제 사례를 보면 이런 문제가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헬스장에서 기구 사용 문제로 시비가 시작된 두 사람 사이에 폭행이 발생했다. 상대의 공격으로 크게 다친 사람은 자신의 행동이 방어였다고 주장했지만 수사 과정에서는 양측 모두 폭행을 한 것으로 판단됐다. 결과적으로 사건은 쌍방 폭행 형태로 처리됐다.

 

피해 정도가 크게 차이가 나더라도 정당방위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공격을 피하기 위한 행동이었는지 또는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다른 방법이 있었는지 등이 함께 검토되기 때문이다.

 

정당방위를 주장하는 쪽이 법정 공방을 이어가고 싶어도 검사가 상해 혐의를 인정하면서 정상을 참작하여 기소유예 처분이라도 한다면 사실상 다툴 방법이 없다. 헌법소원이라는 절차가 있긴 하지만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렵고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극히 낮다.

 

다른 방법으로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지만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도 치료비와 그간의 고통을 치유할 만큼의 금액이 나오리란 보장도 없다.

 

정당방위 논쟁은 오랫동안 이어져 온 형사법 분야의 대표적인 쟁점이다. 말로는 ‘정당방위’가 존재한다지만 실상은 그 방어를 입증하는 과정이 너무나 복잡하고 어렵다. 전문가들은 정당방위 판단 기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방어 행위의 범위와 인정 기준을 어디까지 볼 것인지에 따라 개인의 권리 보호와 폭력 예방 사이의 균형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폭행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갈등 상황이 확대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작은 시비가 폭력으로 이어질 경우 형사 절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점에서 갈등 상황을 피하고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대응이라는 생각도 든다.

 

※ 이 칼럼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구체적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박세희 변호사 shpark@lawmin.net
Copyright @더시사법률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