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몇 년 사이 보이스피싱 범죄가 조직화하고 전문화되고 있다. 초기에는 전화 사기 형태가 중심이었지만 지금은 유인, 현금 수거, 자금 세탁과 환전 등 여러 단계로 역할이 분화된 구조를 보인다. 이 과정에서 평범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던 사람들이 범죄 조직에 연루되는 사례도 발생한다.
실제 사건을 보면 범죄 조직은 처음부터 범죄라는 인상을 주지 않는다. 젠틀한 고객으로 다가오거나, 부를 자랑하는 등 성공한 사업가라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마치 정상적인 사업 제안이나 투자 기회가 있는 것처럼 설명하면서 사람을 끌어들이는 방식이다. 이들의 감언이설에 속아 평범한 사람들이 범죄 조직에 연루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상품권 거래나 환전 사업을 명목으로 접근하는 경우도 있다. 합법적인 사업이라고 설명한 뒤 해외 투자와 관련된 자금이라는 식으로 설명하며 피해자의 의심을 줄이고 피해자에게 통장 관리와 수표인출 업무 등을 제안한다. 그리고 곧 피해자의 통장은 사기 범죄 자금과 연결된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의 개입이 있고 나서야 자신이 단순한 통장 관리자가 아닌 거대한 사기 조직의 불법 자금 세탁책이 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수사 과정에서는 이러한 역할을 맡은 사람의 책임 범위를 두고 법적 판단을 한다.
2인 이상 공동으로 범행하는 것을 공동정범 흔히, 공범이라고 한다. 법학적으로는 “공동가공의 의사와 그 공동의사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실행이라는 주관적·객관적 요건을 충족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이다. 즉, 주범의 범행이 무엇인지 알고 같이 한다는 의사를 말한다.
환전책은 많은 경우 사기의 방조범 또는 전자금융거래법위반죄 정도로 처벌하여 왔지만 이제는 대부분의 경우 주범, 즉 사기죄 공동정범의 유죄를 선고받는다. 그 형량도 너무 무겁다. 3~4년 형이다.
문제는 이렇게 실형 선고가 가능한 범죄 구조가 일반 시민에게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상적인 사업 제안이나 단순한 업무처럼 보이는 제안이 실제로는 범죄 조직의 일부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범죄에 연루되지 않기 위해서는 거래 구조와 자금 흐름을 충분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정상적인 사업이라면 거래 구조와 계약 내용이 명확하게 설명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반대로 거래 구조가 불분명하거나 고수익을 강조하며 계좌 사용이나 현금 인출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보이스피싱 범죄는 단순한 개인 범죄가 아니라 조직적 범죄 구조 속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자금 이동 과정에 관여하는 역할 역시 범죄 구조의 일부로 평가될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범죄 방식과 위험성을 인지하는 것이 피해와 연루를 예방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 이 칼럼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구체적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