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굳이 변호사 일이 아니더라도 모든 일은 미리미리 해 놓으면 좋다는 것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누구나 잘 알 것이다.
변호사 일은 더더욱 그렇다. 형사재판은 서면과 증거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절차이다 보니, 변론요지서를 제출하거나 항소이유서를 제출하는 일이 필수적이다. 서면이 언제, 어떤 내용으로 제출되는지가 재판의 흐름에 일정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 재판에 제출되는 여러 서면들은 사건 기록을 바탕으로 작성되고 관련 판례나 법리를 함께 검토해 정리된다. 서면을 통해 사건의 쟁점을 정리하고 재판부가 참고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서면이 마감 기일에 촉박해서 작성되면 품질이 좋은 서면이 나올 수 없기 때문에 변호사들은 재판부가 일정 기간 사건 기록을 검토하고 판결문을 작성할 수 있도록 마감 기일보다 미리 작성해서 제출한다.
변호사들이 일을 미리미리 한다는 것은 많은 의미가 있다. 변호사가 사건을 충분히 검토하고 필요한 자료를 정리해 두고 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마감 기일이 도래하기 전에 초안을 이미 다 작성해 둔 상태라면 그 이후에 더 좋은 내용이 떠오르기 마련이고 그럴 때마다 덧붙일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이 충분히 이루어질수록 서면에 쓰일 사건의 쟁점은 보다 명확하게 정리되고 미리 잘 준비된 상태의 서면을 받은 재판부 입장에서도 해당 사건을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선고 전날 재판부가 변론요지서를 받게 되면 그것을 천천히 읽고 판결문에 반영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형사재판은 서면과 주장 그리고 객관적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론에 이르는 절차다. 이중 서면은 재판부가 사건의 흐름과 쟁점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된다. 변호사들이 서면에 시간을 쏟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이 칼럼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구체적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