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온기(군산교도소)

  • 등록 2025.04.25 21: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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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또 한 해가 지나갔다. 수감된 지도 2년이 다 되어 가는 봄날, 이제야 슬슬 온기가 느껴지고 서먹서먹했던 지난날들의 혹독스러운 계절마다 차가웠던 마음 한구석에 스며시 배집고 들어온다. 나도 모르는 사이.

 

‘억울했던 세월’은 동면하듯 깊숙이 가라앉는다.

매번마다 끝맺음에 “아빠, 빨리 와.” 당부하는 막내딸의 소환. 조금만 더 있으면 가족들과 상봉할 수 있다는 서로의 간절한 눈빛에 차분함과 따스함이 얼었던 내 마음을 녹여 준다.

 

여러모로 다사다난했던 지난 세월, 이젠 잊혀져야 하고 더 아플 여유가 없는 시간은 소중하기만 하다.

창 밑에 지대 앉아 창틈새로 들어오는 봄바람이 내 등에 따스히 맞닿는다.


방에는 한 톨의 먼지에도 부딪히지 않고 가당치도 않는 거리를 꿰뚫고 위로를 전달하듯, 희망을 안겨 주는 듯.

아낌없는 봄빛이 다정스레 쏟아진다.
정말로 따뜻하구나! 이것도

손건우 기자 soon@t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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