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민] 더 시사법률이 이어준 첫 의뢰인 진심의 결과로 마무리

  • 등록 2025.04.30 16: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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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자들 위한다는 목표 세워
무거운 책임감 갖고 노력할 것
더 시사법률로 인연 돼 재판까지
진심이 통한 재판 결과로 만족

 

더 시사법률 신문을 창간한 지 벌써 5개월째에 접어들었다.


이제는 ‘전국 교정시설 수용자들이 읽는 신문’이라는 타이틀도 얻게 되었다. 처음 신문을 시작할 때 목표는 분명했다.


‘수용자들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정확한 법률정보를 제공하는 것’


인터넷 접근이 제한된 환경에서 미결수와 기결수 모두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신문을 만들고 싶었다. 남들이 밖에서 함부로 떠드는 이야기가 아니라 수용자들의 현실에 닿는, 그들만을 위한 신문을 만들고 싶었다.


또한, 연인이나 가족이 갑자기 구속됐을 때 인터넷을 통해 급하게 변호사를 검색해 선임하는 현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변호사’를 검색했을 때 상단에 노출되는 변호사가 정말 외뢰인을 진심으로 위하고 사건 해결에 필요한 능력을 갖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광고비를 얼마나 썼느냐가 노출 순서를 결정할 뿐, 검증은 불가한 것이 현실이었다.


이런 구조 속에서 의뢰인들은 비싼 수임료를 냈음에도 제대로 된 변호인의 조력을 받지 못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수용자와 가족들의 몫이 된다. 그 악순환을 이 신문을 통해 끊고 싶었다. 비록 수용자들이 갇혀있어 자유가 제한된 몸이지만 법적으로 허용된 방어권은 제대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하며, 알 권리도 충분하게 보장받아야 한다. 인터넷 사용이 제한된 상황이지만 수용자들이 신문을 통해 변호사를 ‘직접’ 검증하고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더 시사법률은 변호사들에게도 그 존재감이 결코 가볍지 않다. 어쩌면 다른 매체들보다 까다롭고 어려울 수도 있다. 이 신문에 이름이 실린 이상 변호사는 ‘평가받는 존재’가 된다. 좋은 이미지를 쌓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나쁜 평판은 단 하루 만에도 퍼지는 현실에서, 조심스럽고 신중할 수밖에 없다.


신문을 본 독자들로부터 많은 편지가 온다. 접견을 와달라는 부탁부터 이미 재판이 끝났지만 재심을 고민하는 사연들까지. 모든 편지에 답장을 다 드리지 못해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각 교도소에 접견을 갈 때마다 의뢰인들이 반갑게 인사를 건네주신다. “신문에 나온 변호사”라며 신뢰를 보내주기도 하고 어떤 분은 “방 사람들이 물어봐 달라 부탁했다”라며 질문이 가득 담긴 쪽지를 내밀기도 한다. 반갑고 고마운 반응이다. 물론,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신문에 이름이 오르면 믿음도 생기지만 반대로 작은 실수 하나로 모든 신뢰를 잃을 수도 있다. 더 시사법률에 등장하는 변호사들이 모두 같은 마음일 것이다.


올해 1월, 기존의 의뢰인과 같은 방을 쓰던 한 수용자가 신문을 보고 법률 상담을 요청해왔다. 접견을 통해 직접 만나게 되었고 상담은 선임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지난 28일, 더 시사법률을 통해 맺은 첫 인연이 처음으로 재판을 마무리 짓게 되었다.


이 사건은 ‘리딩방 사기사건’이었다.


기록을 꼼꼼히 살펴보니 의뢰인은 조직 내 중책이 아니라 단순 가담자에 가까웠는데 1심 전략은 한쪽으로만 치우쳐 있었다. 범죄단체조직 혐의(범단) 부정에만 집중한 나머지 정작 중요한 ‘사기죄 가담 정도’나 ‘피해자 합의’를 다투지 않은 것이다. 1심 변호인은 구속된 의뢰인에게 “알아서 합의하라”고만 했고 결국 무거운 형이 선고됐다.


이 사건은 더 시사법률을 통해 이어진 첫 만남이었기에 나에게도 부담이 컸다. 다른 사건들보다 더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 나는 접견을 두 번, 세 번 계속 이어가며 의뢰인과 함께 재판에 필요한 사실관계들을 정리해 나갔고, 항소심 전략을 새로 새웠다. 이 사건은 시간을 끌 일이 아니었다. 의뢰인의 가담 정도가 크지 않다는 점을 적극 부각하고 합의를 최대한 이끌어내야 했다. 물론 중간에 재판부 인사이동도 있었고 피해자들과 합의를 하는데 까지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방향은 분명했다. 결국 항소심에서 징역 1년 2개월이 선고되었다. 1심에 비해 1년 8개월이나 줄어든 형이었다. 크게 감형된 형량에 의뢰인은 만족해하며 출소 후 새롭게 살아갈 것을 나와 약속했다.


항소심 재판 후 의뢰인과 의뢰인 가족의 감사 인사를 받으며 변호사로서 뿌듯한 마음도 들었지만, 한편으로 이 믿음을 앞으로도 잘 돌려드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뿐만이 아니라 다른 변호사들도 더 시사법률을 통해 선임되었다면 더욱 막중한 책임감과 부담감을 느낄 것이다. 신문을 통해 의뢰인을 만나게 됐고,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모든 변호사들이 평가받는 구조에서 신뢰를 한순간에 잃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우리가 의뢰인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의뢰인들이 변호사를 평가하는 시대다.

 

나는 지금도 내가 변호사로서 ‘평가받고 있다’는 사실을 마음 깊이 새기고 있다. 그렇기에 항상 의뢰인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신뢰받는 변호사가 되기 위해 매 순간 최선을 다한다. 또한, 더 시사법률이 변호인의 조력이 필요한 분들에게 가장 믿음직한 정보를 제공하는 신문이 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다 쏟아 부을 것이다.

윤수복 변호사 dbstnqh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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