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희정 변호사] 소개를 넘어 신뢰로, 변호사를 선택하는 법

  • 등록 2025.05.26 15:3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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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추천과 소개로 신뢰 얻었어도
본인이 직접 변호사 만나 확인해야

 

 

며칠 전, 상담 전화를 받자마자 “바로 선임하겠다”는 말을 들었다.


무조건 선임부터 하겠다는 의뢰인을 만나는 일이 심심치 않게 있는 일이기는 했지만, 일단 사건 관련한 이야기부터 들어보기로 했다. 알고 보니 예전에 내가 맡아 승소했던 사건 상대방의 가족이었다. 부끄럽지만 의뢰인의 말에 따르자면 “그때 형이 강남에 변호사 세 분을 붙였는데도 못 이겼다고 했습니다. 그때 선임했던 변호사가 ‘저 사람은 못 이깁니다.’ 라고까지 말했다며 소개했어요.”라고 했다.


항소심까지 이어진 사건 내내 나를 지켜본 그는, 언젠가 다른 문제가 생기면 나에게 맡기겠다고 마음먹었고 가족에게 문제가 생기자 나를 추천했다고 했다. 감정이 남을 수도 있었던 관계인데 먼저 찾아주셨다는 사실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재판에서의 변론을 보고 연락을 주신 분도 있었지만, 나의 의뢰인과 갈등이 있어 나를 미워할 상대방이 주변에 “그쪽 변호사가 잘하더라”고 소개해 인연이 닿은 것만 이번으로 세 번째라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사건이 끝난 후, 이전 의뢰인을 통해 또 다른 인연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이렇게 다시 연락을 받게 될 때면, 내가 맡았던 일의 과정과 결과를 누군가는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한 건, 한 건 마무리할 때는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가 든다. 그렇지만 그 결과가 또 다른 인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면, “이번 사건도 최선을 다해 진행해야겠다, 의뢰인의 한을 풀어드리고, 의뢰인이 법적으로 놓칠 수 있는 부분까지 꼼꼼히 체크해 법원에 주장해 드려야지.”라고 스스로 다짐하게 된다.
상담을 하다 보면 “지인이 추천해서 연락드렸다습니다”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소개로 시작되는 인연도 분명 의미 있지만, 변호사를 선택할 때는 몇 가지 기준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나는 상담 시 아래와 같은 점을 안내드리는 편이다.


변호사를 선임하기 전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건, 사건을 누가 실제로 맡는가다. 이름만 걸어놓고 실무는 사무장이나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구조라면, 중요한 순간에 변호사의 판단과 손이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나는 사무장 없이 사건을 직접 진행하고 있고, 의뢰인과의 연락도 심야까지 끊기지 않도록 카카오톡방을 따로 운영하며 대응하고 있다. 또한, 사건 진행 중 소통이 얼마나 활발히 이루어지는지도 중요하다. 접견이나 전화, 면담을 통해 사건의 방향을 공유받고 궁금한 부분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단순히 위임만 하는 관계가 아니라면, 서면의 방향이나 재판 전략에 대해 설명을 듣고, 함께 이해하고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특정 분야에 꾸준히 집중해 온 경험이 있는지도 살펴보면 좋다. 변호사마다 사건을 대하는 방식이 다르고, 여러 분야를 모두 다루기보다는 일정한 분야에 전문성을 쌓아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나는 형사와 가사 사건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특히 항소심이나 집행유예 전략처럼 재판부를 설득해야 하는 순간에 집중해 왔다. 기록을 깊이 들여다보는 능력, 서면 한 줄의 설득력을 판단하는 감각, 결국 그 차이는 재판 결과로 드러난다고 믿는다.


소개도 신뢰의 한 방식이고 좋은 시작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소개는 어디까지나 시작일 뿐, 그 이후의 선택은 결국 내가 직접 확인하고 판단해야 한다. 변호사를 선택한다는 건, 결국 사건을 함께 끌고 갈 사람을 정하는 일이다. 그래서 변호사를 선택할 때는 ‘내가 직접 확인하고 맡긴다’는 태도도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배희정 변호사 soon@t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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