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가담과 범죄 공모 사이…범의 판단의 기준

  • 등록 2025.09.11 17:3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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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변: 보이스피싱 수거책 사건에서 무죄가 선고된 사례가 있습니다. 어떤 점이 판단의 기준이 되었는지 살펴보면 유사 사건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오변: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범의’, 즉 보이스피싱 범행에 대한 인식이 있었는지 여부였습니다. 피고인은 구직사이트를 통해 연락을 받고 업무를 시작했는데, 초기에는 부동산 현장 사진 촬영 등 정상적인 업무 형태를 수행했습니다. 이후 ‘고객 미납금 수거’라는 설명을 듣고 현금을 전달하는 일을 하게 되었는데, 외형상 일반적인 업무로 인식될 여지가 있었습니다.

 

 

안변: 수사기관에서는 이러한 사정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오변: 맞습니다. 검찰은 반복적으로 현금을 수거해 전달한 점, 금액 규모 등을 근거로 최소한 미필적 고의는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피의자신문 과정에서 “보이스피싱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안변: 해당 진술만 보면 고의가 인정될 가능성도 있지 않나요?

오변: 맞습니다. 재판에서는 단순한 진술 문구 하나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전체 정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게 됩니다. 이 사건에서도 피고인이 왜 해당 행위를 정상적인 업무로 인식했을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 사정들이 함께 고려되었습니다. 초기 업무가 합법적인 형태였던 점, 피해자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신분을 숨기지 않았던 점, 이동 과정에서 카드 결제를 사용하는 등 일반적인 행동을 보였던 점 등이 주요 정황으로 검토되었습니다.

 

 

안변: 결국 개별 행위들이 전체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미로 볼 수 있겠네요.

오변: 그렇습니다. 재판에서는 특정 진술뿐 아니라 행위 전반의 일관성과 합리성이 함께 평가됩니다. 이 사건에서도 피고인의 행동이 일반적인 범죄 수행 방식과 차이가 있는지, 당시 상황에서 합리적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있었는지가 중요한 판단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안변: 재판부의 판단은 어떻게 내려졌나요?

오변: 재판부는 피고인이 해당 업무를 단순한 금전 수거 업무로 인식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받은 대가가 과도하지 않았던 점, 피해자들과의 접촉 방식이 제한적이었던 점 등을 종합해 검찰이 주장한 미필적 고의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오변: 보이스피싱 사건에서는 행위자의 인식 여부, 즉 범의 판단이 핵심 쟁점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단순한 진술뿐 아니라 행위 당시의 정황, 업무 형태, 금전 흐름 등 다양한 요소가 함께 고려됩니다. 이러한 종합적 판단을 통해 고의가 합리적 의심 없이 입증되는지 여부가 결정되며, 이는 형사재판에서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작용합니다.

오정석 변호사 help@ahn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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