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불륜 추궁하다 명예훼손·스토킹까지…50대 남성에 실형 선고

  • 등록 2025.09.16 15: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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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 의심에 협박·명예훼손·스토킹까지 결합
법원 “각 행위 독립 범죄로 성립…책임 무겁다”

 

내연 관계를 의심한 상대방에게 흉기를 건네며 자해를 요구하고, 주변인에게 불륜 사실을 알리는 등 협박과 명예훼손, 스토킹 행위가 결합된 사건에서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감정적 갈등에서 비롯된 행위라 하더라도 생명·신체에 대한 위해를 고지하는 협박과 반복적 접촉, 허위 또는 과장된 사실 유포가 이어질 경우 각각 독립된 범죄로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창원지법 형사6단독(우상범 부장판사)은 특수협박과 명예훼손,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50대 A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함께 범행에 가담한 아들 20대 B씨에게는 벌금 300만원에 대해 2년간 선고유예를 선고했다. 선고유예는 일정 기간 추가 범죄가 없을 경우 형의 선고 효력이 사라지는 제도다.

 

사건은 지난해 11월 경남 창원시 의창구에서 발생했다. A씨와 B씨는 C씨를 만나 흉기를 건네며 “자결하라”고 위협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C씨가 “A씨 배우자를 한 달 동안 세 차례 만났다”며 “거짓말이면 흉기로 손을 긋겠다”고 말하자 격분해 범행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이 사건과 별도로 명예훼손과 스토킹 범행도 저질렀다.

 

그는 C씨 차량에서 가져온 블랙박스 SD카드의 녹음 파일을 복원한 뒤 두 사람이 불륜 관계라고 확신했다. 이후 C씨 직장 동료들에게 전화를 걸어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고, 배우자의 직장 동료에게 총 35차례 문자메시지를 보내며 만남을 요구한 사실도 드러났다.

 

재판에서는 A씨 행위가 특수협박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편의점에서 흉기를 구입한 뒤 이를 피해자에게 건네며 자결을 요구한 행위는 생명 또는 신체에 대한 해악을 고지한 협박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명예훼손 혐의와 관련해서는 공연성 인정 여부가 문제 됐다. 재판부는 “특정인에게 전달된 내용이라도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이 인정된다”고 전제한 뒤, “피해자의 직장 동료에게 불륜 사실을 알린 행위는 조직 내 전파 가능성이 있어 공연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스토킹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주변인에게 반복적으로 연락하고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방식으로 지속적인 접촉을 시도한 행위는 피해자에게 불안감과 공포심을 유발할 수 있는 반복적 접근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번 범행이 단순한 감정적 대응을 넘어 여러 범죄가 결합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불법적으로 확보한 SD카드를 이용해 명예훼손과 스토킹 범죄까지 저질렀고, 행위의 횟수와 내용도 상당히 불량하다”고 질타했다.

 

다만 양형에서는 범행 경위도 일부 고려됐다. 재판부는 “배우자 또는 모친의 외도 사실에 충격을 받아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른 측면이 있다”며 “범행 경위와 피고인의 역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범행을 주도한 A씨에게는 실형을, 가담 정도가 상대적으로 가벼운 B씨에게는 선고유예를 선고했다.

 

법무법인 안팍 안지성 변호사는 “흉기를 이용해 자해를 강요하는 발언은 단순한 감정 표현을 넘어 생명·신체에 대한 위해를 고지한 협박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다”며 “여기에 명예훼손과 스토킹 행위까지 결합되면 각 범죄가 별도로 성립해 책임이 무겁게 판단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희원 기자 chw1641@t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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