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기관 인맥 사칭 ‘로비 사기’…징역형 선고

  • 등록 2025.09.17 11: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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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법원 이름 팔아 금품 요구…

 

검찰이나 법원 인맥을 내세워 사건 해결을 약속하고 금품을 받는 이른바 ‘로비 사기’는 사법기관의 공정성과 신뢰를 훼손하는 범죄로 꼽힌다. 법원도 이러한 행위에 대해 단순 금전 편취를 넘어선 중대한 범죄로 보고 엄격하게 판단하고 있다.

 

광주지방법원은 17일 검찰 고위 인사와의 친분을 내세워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년과 추징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을 맡은 장찬수 판사는 선고 직후 “남의 이름을 팔아 범행을 저지르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며 피고인을 강하게 질타했다.

 

A씨는 형사 사건에 연루된 피해자에게 접근해 “검찰총장과 가까운 사이이며 특수부 검사들에게 돈을 전달하면 사건을 해결할 수 있다”고 속여 2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이와 함께 친척 등을 상대로 투자 명목으로 약 1억3050만원을 받아 가로챈 사실도 드러났다.

 

또 지인이 행정소송을 진행하자 “재판장에게 부탁해 유리한 결과를 만들어 주겠다”고 속여 1억원을 받아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법원 관계자와의 친분까지 언급하며 금전을 요구한 정황도 확인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유사한 범죄 전력이 여러 차례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사법기관 인맥을 내세운 사기 범행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2018년 대구지방법원도 정치권 인맥을 과시하며 공직 임명 청탁 명목으로 3억4200만원을 받은 피고인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공직의 공정성과 불가매수성에 대한 국민 신뢰를 훼손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판례를 보면 재판장이나 검사와의 친분을 내세워 사건 해결을 약속하고 금품을 받는 행위는 사기 또는 변호사법 위반으로 처벌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법조계에서는 이러한 범행이 반복되는 배경으로 정보 비대칭과 불안 심리를 꼽는다. 사건 당사자가 수사나 재판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인맥을 통한 해결’이라는 말에 쉽게 현혹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사법기관을 내세운 금품 요구 자체를 의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법무법인 민 유정화 변호사는 “수사나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맥이 있는 것처럼 속여 돈을 받는 행위는 전형적인 사기”라며 “특히 사법기관의 이름을 이용한 경우 사회적 파장이 큰 만큼 법원이 엄격하게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박혜민 기자 wwnsla@t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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