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 아들 목 졸라 살해한 친모…2심도 징역

  • 등록 2025.09.17 13:4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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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어려움 호소하며 항소
法 “생명 존엄성이 우선”

 

살인 사건에서 형량의 적정성은 범행의 중대성과 피고인의 동기, 범행 경위, 사후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된다. 항소심에서는 1심의 양형이 재량 범위를 벗어났는지 여부가 주요 심리 대상이 된다.

 

대법원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1심 재판부의 양형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정상이나 중대한 사정 변경이 없는 경우 항소심에서도 원심 형이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기준은 지적장애가 있는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친모 사건 항소심에서도 그대로 적용됐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A씨는 지적장애가 있는 12세 아들 B씨의 목을 패딩 점퍼 허리끈으로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항소심 재판부는 징역 4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유지하고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전북 김제시의 한 농로에 차량을 세운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는 경부 압박에 따른 질식으로 현장에서 사망했다.

 

범행 직후 A씨는 자살을 시도한 뒤 경찰에 스스로 신고했으며, 수사 과정에서 경제적 어려움과 우울증 등으로 심리적 부담을 겪고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1심 재판부는 “인간의 생명은 국가와 사회가 보호해야 할 가장 근본적인 가치이며 보호가 필요한 장애 아동을 상대로 한 살해 행위는 책임이 매우 무겁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모라 하더라도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자녀의 생명을 빼앗는 행위는 어떠한 사정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12년 동안 사실상 홀로 자녀를 양육하며 치료와 교육을 위해 노력해 온 점, 경제적 어려움과 정신적 스트레스 속에서 범행에 이르게 된 점, 범행 직후 자수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했다.

 

피해자의 아버지와 누나 역시 재판 과정에서 선처를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법원은 참작 동기에 의한 살인으로 보고 감경 영역의 양형기준을 적용했다. 양형기준상 권고형 범위는 징역 3년에서 5년이었으며, 재판부는 그 중간 수준인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범행에 사용된 패딩 점퍼 허리끈은 몰수됐다.

 

A씨는 형이 지나치게 무겁다며 항소했으나 항소심 재판부 역시 원심 판단이 타당하다고 봤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고 오랜 기간 피해자를 돌봐온 점은 유리한 사정”이라면서도 “부모로서 보호해야 할 자녀의 생명을 스스로 빼앗은 범행의 중대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량이 과중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피고인이 차량을 이용해 범행 장소를 선택한 점과 범행 전 허리끈으로 자신의 목을 조르는 행동을 해본 정황 등을 근거로 단순한 충동적 범행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피해자가 “살려 달라”고 요청했음에도 범행이 지속된 점을 언급하며 범행의 결과와 피해자가 겪었을 고통을 무겁게 평가했다. 당시 가족이 완전히 고립된 상황이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도 판단에 반영됐다.

 

판결문에 따르면 피고인은 전 남편과 함께 피해자를 양육하고 있었고 활동보조인의 도움도 받고 있었다. 사건 당일에도 전 남편이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이러한 사정을 종합해 경제적·정신적 어려움이 범행의 배경이 될 수는 있으나 이를 이유로 생명을 침해하는 행위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결국 항소심은 원심의 양형이 합리적인 재량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보고 형을 변경할 사정이 없다고 판단해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했다.

박보라 기자 booora@t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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